중소형부터 대형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OLED가 확산되면서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LCD용 드라이버 IC 시장은 중국∙대만∙일본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수익성은 점차 하락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용 드라이버 IC 물량의 30~40%를 해외 팹리스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CD와 달리 OLED용 드라이버 IC는 설계 기술 수준이 높고, 미세공정 및 패키징이 다소 어려워진다. 국내 패널 업체들이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드라이버 IC 및 후방산업도 국내 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DDI 산업은 OLED 효과로 2019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 연평균 성장률이 3%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DDI 시장은 63억 달러 규모였지만, 오는 2019년 95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DDI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향후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 내 품목별 순위는 D램∙낸드 플래시∙중앙처리장치(CPU) 등 주요 제품에 이어 8위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이미지 사진 /삼성투모로우 제공

 

 

 

 

LCD용 IC 해외 아웃소싱하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 OLED용 IC는 국내로...

 

 

DDI는 디지털 및 아날로그 신호를 전송해 화면을 구현하는 반도체다. LCD용 IC는 전압을 이용해 액정을 제어하지만, OLED용 IC는 유기물에 흐르는 전류를 제어한다. 

 

LCD는 픽셀당 하나의 트렌지스터만 있으면 되지만 OLED는 최소 2개 이상 필요하다. OLED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부가 복잡하기 때문에 드라이버 IC도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OLED용 드라이버 IC를 설계할 수 있는 팹리스가 많지 않아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LCD용 드라이버 IC 평균가격이 0.5달러 수준인 데 반해 OLED용 제품은 1.5달러 이상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OLED TV는 한 대당 탑재되는 드라이버 IC 수량이 LCD TV 대비 30 이상 많다.

 

해외 팹리스들도 OLED용 드라이버 IC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다. 

 

DDI를 설계하려면 TFT 설계∙구동 방식 등 세부 데이터를 받아야 한다. LCD는 이미 범용화된 기술이어서 패널 업체들이 설계 사양을 팹리스에 쉽게 공유해주지만, OLED는 상황이 다르다. 

 

드라이버 IC 업체를 통해 OLED 핵심 기술이 경쟁 패널 업체로 흘러갈 수도 있다. 

 

중국, 일본 업체들이 OLED 패널 기술 확보에 혈안인 만큼 국내 패널 업체들은 드라이버 IC를 당분간 국내에서만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OLED 패널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철저히 국내 협력사로부터 DDI를 공급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LG디스플레이는 그룹 관계사 실리콘웍스로부터 OLED용 드라이버 IC를 공급 받는다. 

 

 

 

▲반도체 이미지 사진 /삼성투모로우 제공

 

 

 

 

OLED용 반도체 후방 산업 수혜는 어디로

 

 

OLED용 드라이버 IC 시장 확대로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곳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실리콘웍스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DDI 시장점유율은 21~23%로 세계 1위다. 향후 플렉서블 OLED용 드라이버 IC 시장이 DDI 사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에 OLED 탑재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DDI가 터치스크린 드라이버 IC를 흡수하면서 공급 단가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터치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TDDI) 공급가격은 기존 OLED 드라이버 IC의 두 배 수준인 3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설계∙파운드리∙후공정까지 DDI 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만큼 협력사들이 누릴 낙수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IC 후공정 물량 중 일부를 네패스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디스플레이향 OLED 드라이버 IC 후방 공급망은 수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실리콘웍스가 OLED 드라이버 IC를 독점 공급하면서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실리콘웍스 DDI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두세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후공정 업체로는 엘비세미콘이 단연 돋보인다. 이 업체는 LG그룹 방계 업체로 DDI 등을 범핑∙테스트∙조립을 담당하는 협력사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향 DDI 매출 비중은 60% 수준에 이른다. OLED 드라이버 IC 물량 확대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부문은 SK하이닉스와 동부하이텍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세공정 때문이다. 기존 LCD용 드라이버 IC는 90~120나노 팹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OLED용 드라이버 IC는 50나노 수준까지 내려간다. 

 SK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 팹 M8은 50나노 수준까지 커버할 수 있지만, 동부하이텍은 팹이 노후화돼 50나노 수준은 처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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