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에 대한 정의와 형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스마트 공장, 제조업 분화 등 관점에 따라 제시하는 의견이 다르다. 정부는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을까.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제2 차관을 역임한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힘을 '소프트파워'로 명명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를 망라한 전 산업분야의 융합으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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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록 NIPA 원장. /KINEWS

 

 


실제로 지난 2~3년간 대기업을 시작으로 제조업계는 구조조정을 해왔다. 일자리 문제는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 경력직에게도 당면한 문제다. 윤 원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례에서 해법을 찾았다. 윤 원장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지난 2010년 이후 한국 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계속 하락해 2014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더 싸고, 더 튼튼하게 만드는 건 이제 시효가 다 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지난 1분기 한국 무역 규모는 지난해 동분기 대비 10% 줄었다. 

 

 

스타트업 아메리카,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


2008년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이 10%에 달하는 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은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 America)'다. 창업을 적극 지원해 매년 일자리 18만개가 사라지는 대신 23만개를 새로 창출했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4.7%다.

 

특히 타산업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GE는 항공기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전세계 비행기의 항로 데이터를 전송 받고, 엔진 상태를 원격 점검한다. 연비 개선 컨설팅은 물론 고장 가능성이 있는 엔진을 선제적으로 수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구글이나 인텔도 좋은 사례다. 검색어 추천 기능, 중앙처리장치(CPU) 코어에 자동차의 기어박스 형태를 접목시킨 것 등은 작은 아이디어를 혁신적인 사업으로 성장시킨 좋은 표본이다. 구글에 검색어 추천기능을 제안한 사람은 이스라엘의 성경 색인화 전문가였고, 인텔에 기어박스 아이디어를 낸 건 트럭운전사다.  

 

이스라엘은 귤나무 농장에 엔지니어를 배치, 당도를 높이고 물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켰다.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 작물을 기르려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선순환 투자구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진 공통적인 강점이다.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 중 약 9%를 국방비에 쓴다. 한국과 다른 점은 이 중 절반 이상인 6% 가량은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산업으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창의력이 높은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더욱 많은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의력 높이는 교육ㆍ기업문화 없는 한국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현실화 시키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윤 원장은 "구글은 연구원이 낸 간단한 아이디어를 6개월만에 검색엔진으로 만들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인풋(In-put)이 상상력이라면 아웃풋(Out-put)은 혁신적인 서비스다"라고 말했다.

 

우선 상상력을 기르는 방법은 생각할 시간과 알맞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18세에 남녀 모두 군대를 가는 이스라엘은 수학, 물리 등 각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은 엘리트 부대원으로 배치해 머리를 쓸 수 있도록 한다. 제대 후에는 1~2년간 해외 여행 등을 다녀오고 그 다음 진로를 정한다. 미국의 '갭이어(Gap year)' 제도와도 유사하다. 

 

현실화는 기업 문화와 관련 있다. 

 

윤종록 원장은 "스타트업아메리카 제도 하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100달러에 팔러 가면 110달러에 사준다"라며 "전세계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은 미국으로 몰려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모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 대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배껴 자체 개발에 나서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융제도도 융자중심이 아닌 투자 중심 금융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패한 투자에 대한 세금은 탕감해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도 내놨다. 

그는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면 이제는 자유스타트업협정(FSA)를 해야 할 때"라며 "이스라엘과 FTA를 논의하면서 젊은이들간 역동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줄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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