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메탈) 3D프린터가 기존 기술로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틈새를 메워 제조업에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형을 떠서 제작하기 힘든 고정밀 부품, 내부 공간이 많고 복잡한 구조체 등 다양한 제품들이 3D 프린터로 제작될 전망이다.

 

▲3D프린터로 제조한 금속 부품. 내부가 복잡하지만 견고하고 가볍다. 표면 질감도 조절할 수 있다.

22일부터 사흘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인사이드 3D프린팅 컨퍼런스 및 엑스포'에서는 메탈 3D프린터 산업 현황과 과제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프린팅용 금속 분말용 신소재를 찾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민철 3D프린팅연구조합 상임이사는 23일 '금속 분말을 활용한 적층제조 시대의 도래 그리고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3D 프린터가 제조업의 모든 부분을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3D프린터만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제조업에 혁신을 몰고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형화되고 복잡도가 높지 않은 대량 생산 제품은 지금과 같은 금형 기반 제조를 지속하지만 경량화, 정밀화를 위한 부분에는 3D프린터가 투입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후보 분야는 항공기나 계측기 등에 들어가는 초정밀 부품, 의료용 기구, 자동차 섀시나 오토바이 몸체 등 다양하다.

 

3D 프린터가 실제로 제조 현장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시급한 건 분말 개발이다. 강 이사는 "현재 3D 프린팅에 사용되는 금속 분말은 30여가지에 불과하다"며 "필요한 분야가 있어도 딱 맞는 분말이 없어 제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금속 3D프린터는 파우더형(PBF, Powder Bed Fusion), 다이렉트형(DED, Direct Energy Deposition)으로 나뉜다.  이 중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PBF는 구형의 금속 분말을 용융해 한층한층 적층해 3차원 물체를 만든다. PBF 장비에 쓰이는 분말은 보통 직경이 20마이크로미터(µm)~50µm다.

 

실제로 적용되는 분말은 스테인리스스틸, 니켈알루미늄합금, 코발트크롬, 티타늄, 알루미늄 등이다. 각 분말마다 특성이 다르고, 금형 기반 제조를 할 때와 비교했을 때 완성품이 개선되는 수준도 다르다. 예를들어 알루미늄은 3D프린터로 제조할 때보다 기존 기술을 썼을 때 강도가 강하고, 티타늄은 3D프린터가 적합하다. 

 

생산 업체도 한정적이다. 캐나다 AP&C, 스웨덴 산드빅머티리얼즈테크놀로지, 독일 H.C.스타크유한회사, 미국 카펜터파우더프로덕츠 등 북미와 유럽에 주로 포진해있고, 아시아에서는 중국 MTI, 한국 대한소결금속 정도다.  

 

다음 연사로 나선 레이첼 고든 IDTechEX 애널리스트는 "지금 실제로 설치된 메탈 3D 프린터는 전세계 5000개 이하로 초기 시장"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성장률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니티놀(nitinol) 같은 3D 프린팅에 적합한 신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멘스, GE 등의 연구 성과물을 공유했다. 

 

 ▲레이첼 고든 IDTechEX 애널리스트.

'인사이드 3D프린팅 컨퍼런스 및 엑스포'는 킨텍스와 미국 라이징미디어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 커졌다. 행사 첫날인 22일에는 300여명의 국내외 유료 참가자가 킨텍스 행사장을 빼곡이 채웠다.

 

참가 기업은 메이커봇, 마크애니 뿐만아니라 한국의 캐리마, 한일프로텍, 로킷, 아나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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