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가을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9’부터 스타일러스펜 ‘S펜’이 단순 필기 기능을 넘어 액세서리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원거리 제어하면서 활용도를 높인다. 


원거리 신호 전달을 위해 블루투스를 장착하고, 통신 신호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전력공급 기능도 추가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스타일러스펜 'S펜'을 사용하는 모습. /삼성전자



배터리 역할하는 칩 캐패시터


가장 달라지는 점은 스타일러스 펜에 배터리 역할을 하는 칩 캐패시터(Chip capacitor)가 내장된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S펜에는 전기를 저장하는 부품이 없었다. 대신 전자기유도(EMR, Electro Magnetic Resonance) 방식을 이용했다. 펜에 내장된 코일이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아래에 장착된 디지타이저(Digitizer)에서 나오는 전자기장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으면 구동이 되는 형태다. 위치와 필압 정도만 인식하면 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았다.


S펜 작동원리. S펜이 디지타이저에 가까이 가면 디지타이저에서 나오는 전자기장과 반응한다. /삼성전자


하지만 통신 기능이나 마이크, 스피커 기능이 추가 되면 디지타이저가 보내주는 에너지로는 전력 소모량을 감당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칩 캐패시터를 사용했다.   

캐패시터는 전기를 저장했다 필요한 회로로 보내준다는 점에서는 배터리와 비슷하지만 배터리는 회로에 전기를 제공하는 샘이라면, 캐패시터는 회로로부터 전기를 받아 내보내는 일종의 중계역할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S펜에는 전기이중층캐패시터(ELDC) 등 고밀도 캐패시터를 소형화한 칩 캐패시터가 적용된다. 


새 S펜에 내장된 캐패시터는 스마트폰에 펜을 꽂았을 때 충전된다. 충전 시간은 1초 이내로, 펜을 꽂았다 빼는 순간 완충이 되고, 방전이 되더라도 다시 펜을 꽂았다 빼면 다시 사용할 수 있어 배터리의 한계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통신, 전력 기능을 넣겠다는 건 기존 EMR 방식이 아니라 애플처럼 정전용량 방식을 적용하는 한편 스마트폰과 통신기술로 연동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펜슬은 디지타이저 모듈을 스마트폰에 내장해야 하는 S펜과 달리 블루투스 페어링을 통해 연동하고, 일반적으로 손가락 터치을 터치할 때 쓰는 정전용량 터치스크린패널(TSP)의 전극 밀도를 높이고, 접근 디바이스를 구분하는 기능을 내장해 필기 기술을 지원한다. 


애플이 낸 스타일러스펜 특허. '애플펜슬'은 정전용량 방식 터치스크린패널(TSP)을 스타일러스펜에 활용하면서 방향 감지를 위한 다양한 센서를 사용한다. /Patently apple




다만 삼성은 당장 디지타이저를 제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펜의 필압을 감지하거나 가는 글씨를 인식하는 데 이보다 신뢰성 있는 기술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결합, 스피커 및 마이크 등 액세서리 통합 가능해져


스타일러스펜이 통신 기능을 갖춘다면 일종의 스마트폰 통합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셀프 카메라나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스타일러스 펜을 리모컨처럼 쓸 수 있어 별도 기기가 필요 없어진다. 필기를 하면서 버튼을 눌러 바로 녹음을 할 수도 있다. 


방수가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물 밖에 두고 스타일러스펜으로 조작하는 등 휴대성이 필요한 많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또 스피커나 마이크를 펜에 내장해 통역이나 음원 출력을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타일러스펜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탑재하는 내용의 특허를 미국에 출원한 바 있는데, 배터리와 통신칩을 내장하면 이 기능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한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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