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D·트랜션, 큰 폭 성장

지난해 한자릿수 성장에 그친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업체 두 곳이 눈에 띈다. IT 후방산업 성장을 이끌어온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가면서 업계 전반에 활력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14억4400만대로, 지난 2016년 14억대 대비 6% 성장하는데 그쳤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3억160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판매량이 불과 2%만 늘었고, 애플은 2억1600만대로 2016년 2억1500만대와 별 차이가 없었다.


▲HMD가 출시한 노키아 브랜드 스마트폰. /사진=HMD


승자독식 현상이 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소형 업체들은 오히려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국 ZTE는 출하량 4600만대로 전년 대비 22% 줄었고, TCL-알카텔은 2100만대를 판매해 1년 만에 40% 줄었다. 메이주와 레노보도 각각 26%·54%씩 판매량이 축소됐다.

이처럼 갈수록 중소 업체에 불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선전한 곳도 눈에 띈다. 옛 노키아 스마트폰 브랜드를 인수해 창업한 HMD와 아프리카·중동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랜션이 그 주인공이다.

HMD는 2016년 창업해 1년 만에 스마트폰 판매량 900만대를 기록했다. 아직 1000만대에 못미치지만, 신생 업체가 기록한 판매량으로는 놀라운 수치다. HMD는 옛 노키아 출신들이 모여 창업했으며, 시작부터 가격대별로 스마트폰 풀 라인업을 갖췄다. 생산은 대만 폭스콘의 자회사 FIH모바일에 위탁시켰다. 이 회사는 올해 27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돼 성장률 190%를 기록할 전망이다.

트랜션은 아프리카·중동 등 비교적 경쟁이 덜 치열한 지역에서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업체다. 텐코·아이텔·인피닉스·스파이스 등 4개 브랜드를 직접 론칭하거나 인수해 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생산은 중국과 에티오피아의 자체 공장에서 담당한다. 트랜션은 올해 4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성장률 3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주식 IHS마킷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한자릿수씩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HMD와 트랜션의 성장세는 크게 돋보인다”며 “앞으로도 눈여겨 보아야 할 업체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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