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삼성전자 LED사업팀이 3차원(D) 안면인식 기술 핵심 부품인 ‘수직캐비티 표면광방출 레이저(VCSEL, 빅셀)’ 개발에 착수했다. 빅셀의 기본 원리는 기존 발광다이오드(LED)⋅레이저다이오드(LD)와 유사하지만, 빛의 직진성이 강하고 LD 대비 생산원가가 낮고 생산수율은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 LED사업팀이 VCSEL 개발에 나섰다는 것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3D 안면인식 기술 탑재가 가시화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빅셀을 탑재한 광모듈. /빅셀마켓




광통신에 적용되던 기술, 애플이 3D 안면인식 용도로 첫 활용



삼성전자가 개발에 착수한 빅셀은 수직 방향으로 빛을 뿜어주는 반도체 소자다. LED가 사파이어 웨이퍼 위에 질화갈륨(GaN)층을 성장시켜 만드는 것과 달리, 빅셀은 갈륨비소(GaAs) 웨이퍼 위에 GaAs 및 알루미늄갈륨비소(AlxGa(1-x)As)층을 성장시킨다. 


LED가 상부 전면으로 빛을 뿜어 낸다면, 빅셀은 수직 방향으로 강력한 빛을 조사한다. 이 때문에 빛의 직진성을 활용하는 광통신 분야에 빅셀은 활용되어 왔다.


최근 빅셀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애플이 지난해 가을 출시한 ‘아이폰X’에 3D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하면서 부터다. 3D 안면인식은 적외선 카메라, 투광 조명센서, 도트 프로젝터 등 3개 부품에 의해 구동된다. 이 중 빅셀이 사용되는 부품은 도트 프로젝터다. 


도트 프로젝터는 아이폰 사용자가 화면을 터치하면 순식간에 3만개의 적외선 레이저를 안면에 쏘아 주는데, 이 때 생기는 얼굴 굴곡을 적외선 카메라가 흡수해 사용자를 인식한다. 도트 프로젝터 안에는 적외선을 쏘아 주는 빅셀과 이를 3만개로 분산시켜주는 ‘광회절장치(DOE)’가 탑재돼 있다. 


애플은 이 빅셀을 미국 루멘텀 및 피니사에서 공급받고 있다. 두 회사는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애플과 공동개발을 한 탓에 경쟁사인 삼성전자에까지 빅셀을 공급해주기는 어렵다. 특히 피니사의 경우, 애플이 지분투자까지 단행했기 때문에 더더욱 삼성전자에 빅셀을 공급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3D 안면인식 기술을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면 빅셀은 내재화 말고는 대안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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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셀의 수직 구조. /Rusnano




맹독성 비소 공정, 이전할 수 있을까



다만 삼성전자 LED 사업팀이 빅셀을 원활하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장벽 외에도 환경적인 장벽을 넘어야 한다. 빅셀은 생산 과정에서 GaAs 웨이퍼를 쓸 뿐만 아니라 에피(Epi) 공정 중에 비소 화합물 층을 여러겹 성장시켜야 한다.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내에 비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맹독성 화학물질인 비소는 경기도권 내에서 취급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이다. 특히 삼성전자 LED사업팀의 생산라인이 위치한 화성⋅기흥 지역 인근에서는 취급이 불가능하다. 인구밀집지역이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빅셀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존 MOCVD 라인을 경기도 바깥이나, 경기도 내 공단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 


그러나 장비 셋업 후 안정화 기간이 긴 증착장비 특성상 MOCVD 이전 작업은 언제나 리스크를 동반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셀은 일반화된 생산공정이 워낙 수율도 높고 안정적”이라며 “기술 개발 보다는 비소 공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3D 안면인식, 이르면 2019년 가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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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센스가 개발한 엑스박스360용 동작인식 센서. 애플이 아이폰X에 선보인 3D 안면인식 센서의 원형에 속한다. . /프라임센스 제공



삼성전자 LED 사업팀이 빅셀 개발에 나섰다는 것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3D 안면인식 기술 채용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9년 가을 출시될 ‘갤럭시노트’ 시리즈 첫 탑재를 목표로 3D 안면인식 기술 확보에 나선 상태다. 하드웨어 적으로 보면, 적외선 카메라나 투광 조명센서는 조달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반화 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셀이 포함된 도트 프로젝터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2013년 이스라엘 프라임센스를 인수하며 특허를 확보한 애플도 지난해 가을 도트 프로젝터 수율 문제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LED 사업팀에서 빅셀을 수급해 모듈 조립은 삼성전기, 파트론 등 기존 카메라 모듈 협력사들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렌즈의 일종인 DOE 수급 방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적으로 3D 안면인식 구현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떻게 애플 소프트웨어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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