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애플이 내년 가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크기가 6인치를 훌쩍 넘는 아이폰을 내놓는다. 애플에 앞서 삼성전자도 내년 초 6인치대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2018년은 6인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시대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5인치 후반에 머물렀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됨으로써 중소형 OLED 시장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플, 6.45인치 OLED 아이폰 출시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에 OLED 아이폰 2종과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아이폰 한 종을 새로 출시한다. 올해 OLED를 탑재한 모델 한 종과 LTPS LCD 모델 2종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OLED 아이폰 출하량이 과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X는 19.5대 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화면 인치수가 커지더라도 전체 하드웨어가 지나치게 커지지 않는 비결이다. 6.45인치 OLED 아이폰의 가로 길이는 7cm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IPOST



주목되는 것은 디스플레이 크기다. 내년에 애플이 출시를 준비 중인 OLED 아이폰은 디스플레이가 각각 5.85인치와 6.45인치다. 5.85인치는 이달 출시한 ‘아이폰X’와 동일하지만, 6.45인치는 역대 아이폰에 장착된 어떤 디스플레이보다 크다.  


그동안 6인치대 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넘기 힘든 장벽이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노트 등 패블릿 제외)에서 6인치 이상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건 ‘갤럭시S8 플러스(6.2인치)’가 유일하다. 이전까지는 ‘갤럭시S7 플러스’의 5.5인치 디스플레이가 가장 컸다. 애플은 아이폰 플러스 모델의 화면 크기를 5.5인치로 고정해왔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6인치 디스플레이 벽을 넘는데 주저했던 것은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짐에 따라 하드웨어 사이즈가 지나치게 비대해지기 때문이다. 5.5인치 LTPS LCD를 장착한 아이폰8 플러스의 가로 크기는 7.8cm다. 6.9cm의 디스플레이 가로 길이에 좌우 베젤을 합친 크기다. 


이미 한 손으로 쥔 채 구석구석의 앱을 실행시키기에는 부담스럽다. 만약 여기서 디스플레이 크기를 1인치 이상 더 늘린다면 하드웨어 크기 탓에 더 이상 한손으로 구동하기는 어려운 기기가 될 수 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불편하다. 



화면 커져도 하드웨어 크기는 그대로인 비결



그럼에도 애플이 내년에 6.4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을 출시하는 것은 최근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된 트렌드 덕분이다.


우선 와이드 화면의 일반화다.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화면 비율은 16대 9 사이즈가 대세였다. 이는 가로로 눕혔을 때 동영상 시청에 가장 최적화된 화면이다. 올해부터는 세로 길이를 강조한 18대 9 화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8은 18.5대 9, 애플 아이폰X는 19.5대 9다. 


이처럼 세로로 긴 디스플레이 모양은 화면 인치수를 더 키울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똑같이 1인치가 커지더라도 18대 9 화면은 16대 9 화면 대비 가로 크기가 넓어지는 폭이 좁다. 예컨대 동일한 6.5인치를 가정했을 때, 16대 9 화면의 가로 길이는 8.01cm 정도다. 18대 9 화면은 7.47cm로 짧다. 



▲6.45인치 OLED를 장착한 아이폰X 예상도. 디스플레이 가로 길이는 6.84cm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KIPOST
 


아이폰X처럼 19.5대 9 화면에서는 이 효과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6.45인치 화면의 가로 길이는 6.84cm에 불과하다. 16대 9 비율의 5.5인치 화면의 가로 길이보다 오히려 더 짧은 셈이다. 이는 화면은 더 커지면서 그립감은 해치지 않는다. 


여기에 화면 아래위를 꽉 채운 ‘풀 스크린’ 기술의 등장도 화면 인치수를 키우는 데 기여한다. 아이폰X를 포함해 최신 스마트폰은 화면 위아래 3cm 이상을 차지하던 베젤을 없애는 추세다. 대신 이 공간을 화면으로 채운다. 18대 9 화면으로 디스플레이 길이가 연장되더라도 베젤 공간이 이를 대부분 흡수할 수 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수요 진작 효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6인치 업그레이드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 진작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18대 9 비율의 6.5인치 화면이 16대 9 비율의 5.5인치 대비 화면 면적이 30% 정도 넓기 때문이다. 


6세대(1500mm X1850mm) 기판 1장을 자르면 OLED 200여개를 면취(5인치 기준)할 수 있는데, 6인치대 화면은 150개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6인치대 스마트폰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주목된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기준 6인치 화면을 장착한 스마트폰은 전체 시장의 3%에 불과하다. 아직 61%가 5~6인치 화면을 장착한 스마트폰이다. 4인치대 스마트폰 시장도 아직 34%를 차지하고 있다. 4~6인치 화면 스마트폰 시장은 향후 1~2년 내에 6인치대 시장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6세대 기판 한 장을 잘라 5.5인치 기판을 면취하는 예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면적이 넓어지면 면취할 수 있는 OLED 패널 수가 줄어 수요를 진작하는 효과가 있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제공



홍주식 IHS마킷 부장은 “원가 상승효과가 큰 듀얼 카메라와 달리 와이드 화면은 비교적 원가를 크게 높이지 않는다”며 “단시간 내에 6인치대 화면이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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