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기술 기업에 있어 신사업 진출은 숙명과도 같다. 그런데 기존 주력사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켐트로닉스의 시도가 남다르게 보이는 이유다.

 

켐트로닉스는 화학회사로 설립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포토레지스터(PR)의 재료 중 하나인 솔벤트 등을 공급해왔다. LCD가 디스플레이 주요 기술로 자리잡으면서 커버유리를 얇게 만드는 박막유리(Thin Glass) 사업이 이 회사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자부품 사업을 유지해오긴 했지만 화학소재와 비교했을 때 매출 규모는 절반도 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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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장 사업의 과제


최근 이 회사는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에 진출, 2~5년 내 가시적인 매출액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13년 신사업추진실을 설립하고 2014년 반도체 설계 전문가를 영입, 연구개발(R&D)을 시작, 전장 사업의 두 축을 완성했다.

 

향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차량통신(V2X) 모듈 사업이다. 자율주행의 전 단계인 군집주행용 온보드유닛(OBU)을 개발해 NXP와 제휴 마케팅을 하고 있다. 켐트로닉스는 NXP의 자율주행칩을 보드에 탑재해 성능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주고, NXP는 켐트로닉스를 완성차 업체 또는 1차 협력업체에 소개하는 전략이다.

 

NXP와 협력강도 면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V2X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인 코다와이어리스와 견줄만하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품질요구서(Supplier Quaility Requirement) 요구 수준에 맞는 OBU를 개발하는데 양사가 서로 기술 교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AM·FM·DMB·DAB·GPS 등을 한데 통합한 스마트 안테나 개발도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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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X 모듈을 탑재한 차량이 군집주행하는 장면을 지도에 구현한 모습. /켐트로닉스 제공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신사업은 4채널 서라운드뷰 시스템이다. 이미 상용화돼 고급차량에는 적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켐트로닉스는 중저가 브랜드와 차량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카메라는 CMOS이미지센서(CIS)만 조달하고 모듈을 직접 개발해 가격을 기존 제품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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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운드 뷰 시스템. /켐트로닉스 제공

 

 

 

주요 공략 시장은 중국 완성차 업계다. 제품 테스트부터 승인까지 기간이 독일·미국·일본·한국 업체들에 비해 짧고, 공급망이 아직까지 완비되지 않아 다양한 업체로부터 기술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업 모두 개발이나 영업 면에서 순항하고 있지만 관건은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다. 자동차 업계가 바라는 신뢰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문자상표부착 방식 외주생산(OEM) 체제를 유지하기 힘들다. 선제적으로 투자가 된 제조라인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확실한 매출처가 없는 상황에서 모험적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 투자를 해 놓고 승인을 받는데 전력을 다할 것인가, 투자 시기는 언제인가 결정하기 쉽지 않다.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기존 주력 사업마저 타격을 입는 사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막유리(TG) 사업, 유효기간은


신사업 투자를 결정하는 시기는 박막유리(Thin Glass) 시장의 유효기간과 관계가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두께를 줄이기 위해 업계는 커버유리를 얇게 만드는 박막 공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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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유리 공정 개념도. /켐트로닉스 제공

 

 

TG 공급사는 LCD 시장에서는 켐트로닉스, 솔브레인, 지디 세 업체가 있었지만,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켐트로닉스와 솔브레인 두 업체만 남았다.

 

경쟁은 줄었지만 문제는 TG 공정 자체가 감소하는 추세라는 데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평면(Rigid) 타입은 TG를 쓰지만 '갤럭시S7 엣지' 같은 구부러진 디스플레이에는 TG를 적용하지 않는다. 유리를 식각하고 구부리면 깨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OLED 물량이 늘더라도 엣지 타입이나 플라스틱 또는 필름 재질을 쓰는 플렉서블 OLED 비중이 늘어난다면 TG 업계가 수혜를 입기는 힘들다. 

 

다만 단기적으로 중국 OLED 패널 투자가 늘고,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고객사를 삼성전자 외에  화웨이 등으로 다각화 하면서 매출액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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