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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아이폰에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기로 한 애플이 후방 공급망(SCM) 재편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AM OLED 셀(Cell)뿐 아니라 모듈 등 후공정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는 게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AM OLED 비중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맞추려 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JDI 등 기존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들이 AM OLED 공정 구축 확보에 애를 먹고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애플 전용라인 구축 프로젝트에 절반의 자금을 태운 이유다.  

 

전임 CEO 스티브 잡스 때와 달리 팀쿡 체제 들어 애플의 공급망관리는 영악하게 변했다. 공급 부족과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부품마다 멀티 벤더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 디스플레이는 JDI, 샤프, LG 디스플레이가 주로 공급한다.

 

그러한 애플조차 삼성디스플레이의 AM OLED만은 쉽게 컨트롤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혁신을 위해 팀쿡이 구축한 SCM 원칙을 일부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 AM OLED 공급망이 삼성디스플레이로 쏠리면서 국내 후방 산업에도 상당한 수혜가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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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아이폰용 AM OLED 후공정 담당 못한다

 

 

아이폰 조립뿐 아니라 애플에 상당 부분의 부품을 납품하는 대만 폭스콘이 AM OLED 후공정 조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폭스콘은 아이폰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셀을 공급받아 디스플레이 IC 등을 부착하는 후공정을 담당해왔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도 삼성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당초 폭스콘 측에 AM OLED 후공정 물량을 일부 담당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는 AM OLED 셀 물량 비중도 높은데 후공정까지 의존하면 애플은 SCM 측면에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폭스콘은 AM OLED 후공정 투자를 심각하게 고민하다 결국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LCD와 달리 AM OLED 후공정은 공정 기술이 굉장히 어렵고, 투자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자칫 생산 수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렁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애플향 AM OLED 후공정 물량의 상당 부분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손에 떨어졌다. 최근 폭스콘은 베트남 박닌성 소재 공장을 아이폰 완제품 라인으로 개조 중이다. 생산 시설 상당 부분은 기존 광저우 공장에서 가져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설립한 폭스콘 베트남 공장은 현재 카메라모듈, PC 마더 보드 등을 주로 만든다. 

 

삼성디스플레이 AM OLED 공장이 박닌성 쪽에 위치한 만큼 아이폰 SCM 물류를 베트남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에 AM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하이퐁 공장에 올 초 투자를 단행했다. 하이퐁 공장에서 조립한 패널은 배로 폭스콘 광저우 공장으로 운반되거나 육로로 폭스콘 박닌성 공장으로 공급된다. 

 

애플은 아이폰 SCM을 베트남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핵심 협력사인 폭스콘에 당근도 제시했다. 

 

최근 혼하이그룹(폭스콘 모기업)이 인수한 샤프에 후면 카메라모듈을, 전면 카메라는 혼하이 그룹 자회사 ASE에 밀어줬다. ASE는 대만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혼하이그룹이 인수한 후 카메라모듈 사업에 뛰어들었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후공정 물량이 빠진 대신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게 해 폭스콘을 달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폭스콘은 중국 내 인건비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인도를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낙점했다. 최근 100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내 탈레가온-차칸이나 칼라푸르에 스마트폰 공장을 짓는다는 목표다.

 

그러나 AM OLED 변수가 터지면서 폭스콘의 단기 투자는 베트남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도 공장은 아이폰 조립보다 폭스콘이 자체 론칭한 중저가 브랜드 스마트폰을 팔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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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이폰향 AM OLED 후공정 투자 규모 당초 계획보다 커져...후방에 온기

 

 

애플은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AM OLED 셀과 후공정까지 맡길 계획이다. 조기에 생산 수율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AM OLED패널을 공급받기 위한 조치다. 

 

LCD와 달리 AM OLED 후공정 모듈 장비는 복잡하고 어렵다. 특히 폴더블 AM OLED로 생산할 경우 공정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가 내재화해 후공정을 하는게 낫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향 AM OLED 후공정 물량뿐 아니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향 제품까지 커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 AM OLED 물량 확보를 위해 투자에 잰걸음이다. 

 

애플향 AM OLED 전공정 장비 발주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테라세미콘∙비아트론∙AP시스템∙HB테크놀로지 등 전공업 장비 공급 업체들이 유례 없는 수주 잔치를 벌리고 있다. 

 

후공정 장비 발주는 애플의 폼팩터 결정 지연, 폭스콘과의 AM OLED 패널 모듈 협상 등으로 못냈다. 7월을 기점으로 후공정 발주가 대규모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최소 1억대 분량의 AM OLED 패널 조립 라인이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에 구축될 것으로 관측한다. 

 

애플향 AM OLED 후공정을 국내 업체들이 담당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관련 장비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후공정용 레이저 장비를 공급하는 제이스텍∙톱텍이다. 폴더블 AM OLED 기판은 폴리이미드(PI)로 만든다. 기존 칩온글라스(CoG) 대신 레이저 장비로 칩온폴리이미드(CoP)를 구현해야 한다. 제이스텍과 톱텍은 지난 3~4년간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후공정 레이저 장비를 개발해왔다.  

 

3D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고영테크놀로지와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에스에프에이∙신성에프에이 등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AM OLED용 PI 기판은 기존 유리 기판에 비해 평탄도가 떨어진다. 드라이버 IC 등 부품이 제대로 부착되지 않으면 불량으로 이어진다. 부품의 부피와 체적까지 검출해야 하므로 고영테크놀로지 3D 비전 검사장비가 필요하다. 

 

물류 등 자동화 설비 수요도 크게 늘어난다. 최근 자동화 설비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삼익THK가 리니어모션(LM) 가이드 공급부족로 지난 3월부터 공장 생산능력을 풀가동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삼익THK도 자동화 설비 수요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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