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엔더블유가 30인치 이상급 대면적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을 정조준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부터 국내 대기업에 사물통신(IoT) 냉장고용 TSP를 공급하고 있다. 월 1만~1만5000개 수준에 불과하지만, 공급단가가 높아 회사 매출 성장 및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5년 동안 TSP 시장은 5~10인치급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터치 기능이 디스플레이 패널에 흡수되면서 상당수 TSP 업체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접는 추세다. 

 

모바일 시장과 달리 30인치급 대면적 TSP 시장은 사물통신(IoT) 기기용 멀티패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확대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및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 케이엔더블유가 대면적 TSP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케이엔더블유는 자동차 소재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케이엔더블유 홈페이지 제공

 


삼성전자 IoT 냉장고 ‘패밀리 허브’에 대면적 TSP 공급

 

케이엔더블유는 자동차 내장재용 소재와 디스플레이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자동차 소재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은 전방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회사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기준 디스플레이 사업부 매출은 200억원 수준으로 30% 비중을 차지한다. TV 베젤에 쓰이는 디자인오리엔티드필름(DOF)을 주로 생산해 소니에 공급해왔다. 소니 TV 사업이 점차 위축되면서 DOF 소재 수요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DOF 사업 매출은 7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40억원 매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디스플레이 사업이 녹록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올 들어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IoT 냉장고 ‘패밀리 허브’에 21.5인치 대면적 TSP를 공급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케이엔더블유는 지난 2월부터 월 1만장 이상 규모로 대면적 TSP를 양산하고 있다. 이 달부터는 월 1만5000장 규모로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케이엔더블유는 30인치대 TSP 시장 확산을 대비해 지난해 25억~30억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인쇄 및 라미네이션 공정을 구축하고, 인듐주석산화물(ITO) 센서와 LCD패널 등은 외부에서 조달받는다. 케이엔더블유는 기존 디스플레이 필름 라인을 활용해 TSP 라인 투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냉장고용 대면적 TSP는 공급 가격이 7만~1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최소 12만대 이상 출시하기로 계획했다. 케이엔더블유는 대면적 TSP 사업으로 100억원 가량의 신규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진율은 12% 이상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고객사와 디지털 사이니지∙키오스크용 TSP 공급계약도 추진 중이다. 

 

국내 TSP 업체들도 대면적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5~10인치급 중소형 TSP만 생산해온 탓에 대면적 제품 생산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다. 또 대면적 TSP 시장은 아직 100억~200억원 수준에 불과해 국내 업체들이 이 분야에 들어오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기도 쉽지 않다. 

 

케이엔더블유는 디스플레이 필름 사업을 해온 덕분에 대면적 TSP 제조 노하우도 뛰어난 편이다. 대면적 TSP 사업은 향후 2~3년간 케이엔더블유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케이엔더블유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300억~400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스마트 냉장고. /삼성전자 제공

 

 

 

든든한 캐시카우 자동차 소재 사업, 올해도 현대기아차 증산 효과 톡톡

 

케이엔더블유의 현재 주력 사업은 열선용 부직포, 라미스폰지, 테이프, 패치류 등 자동차 소재다. 경쟁사들이 대부분 영세한 업체여서 케이엔더블유의 경쟁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케이엔더블유는 고급 자동차용 소재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국내 연구진과 공동 개발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 중이다. 

 

케이엔더블유 자동차 소재 사업은 현대기아차 거래 의존도가 90% 이상 차지한다. 생산은 중국∙미국(멕시코) 등 해외 법인에서 담당한다. 자동차 소재는 수요가 꾸준해 안정성이 높고,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회사 매출은 450억원 수준으로 67%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자동차 소재 사업 매출은 500억~6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0~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현대차가 중국 창저우 공장 생산량을 20만대 늘리고, 기아차가 멕시코 공장 30만대 증산에 돌입한 만큼 관련 케이엔더블유 소재 공급량도 비례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케이엔더블유 미국 법인 매출은 170억원 수준인데, 영업이익률이 15% 내외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올해 미국 법인 매출은 3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생산량이 30만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케이엔더블유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케이엔더블유 중국 법인은 매출은 높지만, 수익률은 5%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현지 로컬 업체들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협력사에도 높은 수준의 단가인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케이엔더블유는 중국 법인 내 생산 품목을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들어 중국 로컬 업체들도 프리미엄 자동차 개발에 돌입하면서 케이엔더블유 소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로컬 업체와 거래가 확대되면 중국 법인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케이엔더블유 제품 소개. /케이엔더블유 홈페이지 제공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소재 등 향후 먹거리도 준비

 

케이엔더블유가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신사업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소재다. 내년부터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도 폴더블 AM OLED를 채택한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엔더블유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물리적, 광학적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복합 필름을 개발 중이다. 반사방지(AR, Anti-Reflection)∙김서림방지(Anti-Fog)∙긁힘방지(Anti-Scratch)∙지문 묻어남 방지(Anti-Fingerprints)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커버용 복합필름이다. 

 

국책 과제로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실리콘 광접착필름(OCA)도 개발 중이다. 내년 안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현재 OCA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커버유리를 붙이는데 쓰인다. 접착 후 물리적 성질이 딱딱해져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어렵다. 실리콘 재질 OCA가 필요한 이유다. 

 

LG디스플레이도 향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할 계획인 만큼 케이엔더블유 실리콘 OCA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법인도 회사 신사업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케이엔더블유 베트남 법인 매출은 40억~50억원 수준으로 의류 및 실내 내장재를 주로 생산해 공급한다. 최근 유니클로 등 의류 브랜드와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10억원 규모 신규 매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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