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충격이 국내 IT 산업 전반에 파급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관련 소재·부품 업체들은 지난 2013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빠른 속도로 꺾였다. 

 

그러나 엠씨넥스는 동종 모바일 카메라모듈 업체와 대조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엠씨넥스는 코스닥 상위 100개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홀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비결은 뭘까. KIPOST가 엠씨넥스를 심층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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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씨넥스 차량용 카메라 / 엠씨넥스 홈페이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엠씨넥스, 고객사·제품 포트폴리오 국내 최고 수준

 

대다수 국내 업체들이 삼성전자 등 단일 공급처에 집중해온 것과 달리 엠씨넥스는 중국·일본 스마트폰 업체 등 다양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ZTE·NEC 등 해외 업체들도 엠씨넥스 영상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  최근 국내 카메라모듈 업체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지만, 엠씨넥스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제품 다각화도 회사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힘이다. 엠씨넥스는 약 10년 전부터 자동차용 전장 카메라 사업을 해오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지만, 회사 위험 관리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모바일 시장 변동성은 크지만, 자동차 시장은 굉장히 안정적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전장 카메라의 역할은 크다. 


 

▲ 엠씨넥스 제공

 

현재 엠씨넥스는 국내 자동차 전장 카메라 시장 1위, 세계 시장 점유율은 7%로 파나소닉·소니·발레오·마그나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의 신차 후방 카메라 장착 의무화, 지능형운전자지원시스템(ADAS, 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 시장 확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 신제품 전기차 모델 X에 전장 카메라를 납품할지 여부도 하반기 관심 포인트다. 현재 엠씨넥스뿐 아니라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테슬라 공급을 위해 경쟁 입찰을 진행 중이다.  

 

 

신성장 동력 사업 착수 잇따라...지속가능성 ‘문제 없다’


엠씨넥스 새로운 성장 동력 축은 사물통신(IoT) 기반 카메라와 지문·홍채 등 생체인식 기술이다. 

 

얼마 전 엠씨넥스는 기업대소비자시장(B2C) 사업 일환으로 ‘아이클론’ 브랜드를 론칭했다. 우선 차량용 블랙박스와 사물통신(IoT) 기반 감시카메라(CCTV)를 내놨다. 첫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클론 블랙박스는 오픈마켓 11번가에서 프리미엄 제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만간 국내 1, 2위 오픈마켓 지마켓과 옥션에도 아이클론을 판매한다.  

 

엠씨넥스는 사업 다각화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에 드론용 카메라도 출시한다. 우선 민간용 드론을 제품화 후 군사·국방용 시장 진출한다. 드론용 카메라는 기술 사양이 까다롭다. 고공에서 고속 촬영을 해야 하며, 이를 지상에 전달할 통신 네트워크 기술도 중요하다. 소형화·정밀화·경량화 기술도 필요하다. 드론용 카메라 시장은 항공·우주, 익스트림 제품 제조업체가 선점하고 있다.

 

생체 인식 기술은 기존 사업에 부가가치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엠씨넥스는 최근 홍채인식용 500만 화소 듀얼카메라와 지문인식 모듈을 공개했다. 홍채인식 듀얼 카메라는 중국 고객사와 시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 등 여러 제품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엠씨넥스는 스마트폰 홈키와 사이드 키, 후면키 등 다양한 형태로 지문인식 모듈을 개발했다. 차량용 열쇠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생체인식 기술은 핀테크(Fintech) 시장 성장으로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모바일 기반 간편 금융거래가 활발할수록 보안을 위한 본인 인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엠씨넥스는 생체인식을 무기로 핀테크 등 시장 트렌드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음장보안 기술은 장기적인 먹거리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음장 보안은 특정 공간에서 스피커로 음장을 형성해 외부 침입이나 화재 등에 따른 밀도 변화를 마이크로폰으로 감지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폰·초음파·적외선(IR)·카메라 등 기존 보안 센서보다 신뢰성 수준이 높고 전력 소모도 적어 차세대 보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엠씨넥스는 신제품 블랙박스 ‘아이클론 L7’시리즈에 음장 보안 기술을 처음 채택했다. 현재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엠씨넥스는 우선 블랙박스에 음장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향후 자동차 전장 솔루션 사업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운전자 졸음인식카메라(DSM),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탑재 블랙박스카메라, 스테레오 카메라 등 전장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음장 보안 기술과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엠씨넥스는 음장 보안 관련 핵심 특허 8개를 출원 중이다.

 

엠씨넥스는 음장 보안 솔루션을 외부 보안 서비스 업체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음장 주파수 대역을 키우거나 스피커·마이크로폰 수량을 늘려 보안 범위를 넓히는 기술도 고안 중이다. 기존 자동차 전장 제품과 다른 새로운 알고리즘이 필요해 상업화까지 최소 1~2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 고객사별 분기매출 추이 / 엠씨넥스, KDB대우증권 투자정보지원부 제공

 

 

엠씨넥스의 경쟁력의 원천...영상 솔루션, 제조, CEO의 능력


국내 카메라모듈 업체 중 자체 설계 능력을 보유한 회사는 삼성전기·LG이노텍 두 대기업을 제외하면 엠씨넥스 정도 밖에 없다. 

 

동종 업체들이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협력사로 성장한 것과 달리 엠씨넥스는 중국 등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해 자리잡았다. 설계 등 영상솔루션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사업 모델이다. 삼성·LG 등 든든한 배경이 없는 만큼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회사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됐다. 

 

엠씨넥스는 그간 카메라 영상 솔루션 부문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업계 평균 이상 수준으로 평가된다. IoT CCTV 사업을 추진하면서 애플리케이션 기술도 확보했고, 저조도 촬영 및 네트워크 기반 기술 수준도 높다.

 

운전자 졸음인식카메라(DSM),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탑재 블랙박스카메라,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등 기존 차량용 카메라 솔루션 기술은 드론 카메라 등 신제품에도 응용할 수 있다. 

 

제조 능력도 엠씨넥스 경쟁력의 원천이다. 엠씨넥스가 개발한 지문인식 모듈은 기존 카메라 모듈 제조 설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추가 설비 투자 부담이 훨씬 적어진다. 스마트폰 디자인에 최적화된 몰딩과 표면처리가 가능한 것도 탄탄한 제조 경쟁력 덕분이다. 

 

CEO로서 민동욱 사장의 역량도 엠씨넥스 경쟁력의 한 축이다. 민 사장은 현대전자, 팬택 등을 두루 거친 스타 연구원 출신이다. 기술과 산업에 해박하고, 향후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가 상당하다. 직접 고객사를 챙길 정도로 영업력이 좋고, 과감한 의사결정 능력도 장점이다.   

 

2000년대 중반 차량 전장 카메라 시장 진출, 중국 시장 공략 등에서 민 사장의 역할이 지대했다. 최근 B2C 사업, 생체인식 기술 확보 등에 성공한 것도 민 사장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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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 / 엠씨넥스 제공

 


엠씨넥스 퀀텀 점프 성공...이제는 위험 관리가 중요 



 

올해 퀀텀 점프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엠씨넥스가 극복해야 할 문제도 많다. 

 

우선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엠씨넥스는 특정 고객사 매출 의존도가 30% 수준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A5와 A7용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독점 납품하면서,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까지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갑자기 공급처를 바꿀 경우 실적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 

 

베트남 공장 투자로 높아진 부채비율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 꾸준하다면 부채 수준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 줄어 엠씨넥스 베트남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다면 금융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자동차 전장 카메라 사업도 녹록지 않다. 현대기아차가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 등 일본차 업체에 밀리면서 엠씨넥스도 조금씩 영향을 받고 있다. 엠씨넥스 전장 카메라 사업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0% 수준에 이른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면 엠씨넥스도 전방 시장 영향이 본격화될 수 있다.   


블랙박스, IoT CCTV 등 B2C 시장 진출에 따른 위험부담도 크다. 엠씨넥스는 창업 이래 기업간거래시장(B2B) 사업만 해온 기업이다. B2C 시장은 B2B에 비해 마케팅, 유통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엠씨넥스가 B2C 제품 마케팅, 유통 전략에 차질이 생긴다면 골칫덩어리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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