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 아니면 중저가 제품을 더욱 늘려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늘릴까. 

 

이재용 부회장의 머릿속을 갔다오지 않는 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인사를 보면 향후 스마트폰 사업 방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현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완전히 밀렸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인도 기업 등 신흥 강자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한 때 30%를 넘었던 시장점유율은 이제 20% 초반대로 밀렸다. 현 상황에서는 내년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혁신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다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방법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다시 애플과 양강 구도를 펼칠 수 있다면, 갤럭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향후 전기차(EV)・사물통신(IoT) 등 신성장 산업 진출 때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방법이다.  스마트폰 자체 수익성은 연착륙하겠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콘텐츠 판매를 강화한다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연결 시대 허브로써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내년 스마트폰 사업 방향은?

 

당초 무선사업부장 인사에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우선 고동진 부사장(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신임 사업부장을 맡고, 이후 노태문 부사장 같은 개발자 출신들이 뒤를 잇는다는 설이었다. 

 

또 하나의 설은 글로벌기술센터(GTC) 김종호 사장이 신임 사업부장을 맡아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엄 모델 개발을 주도해온 노태문 부사장이 신임 사업부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는 설이었다.  

당초 신임 무선사업부장으로 유력한 인물은 고동진 사장과 김종호 사장이었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지난해 개발실장에 오른 인물로 신종균 사장처럼 개발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반면 김종호 사장은 무선사업부 휴대폰 제조 혁신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몇 년 전부터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를 반영해 베트남 공장 소재부품 자작라인을 주도한 인물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뭔가 돌파구가 있다고 판단하면 개발자 출신에게 사업부장을 맡기는 게 낫다. 조직이 개발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기 쉽지 않다. 신종균 사장과 노태문 부사장이 그동안 개발 중심으로 무선사업부를 이끌어온 주요 인물이다.  

반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 제조・생산 전문가에게 맡겨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좋다. 삼성전자 내 최고 제조 전문가인 김종호 사장이 적임이다. 

 

▲ 고동진 신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고동진 사장, 신임 무선사업부장 낙점...어떻게 해석해야? 

 

표면적으로는 연말 인사가 개발 쪽에 무게 중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내후년 혹은 2018년 플렉서블 AM OLED를 아이폰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밸리 프로젝트도 속도가 붙고 있다. 당초 내년 하반기 혹은 내후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 출시가 유력했다. 하지만 내년 여름께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사업부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어느 정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애플에 들어갈 경우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 있다. 즉 폭스코처럼 애플의 일개 협력 업체로 전락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확보한 기술이 애플의 마케팅 포인트로만 쓰일 가능성도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그 자체로는 임팩트가 떨어진다. 결국 무선사업부에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새로운 폼팩터와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과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개발의 역량이 상당 부분 필요한 것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단순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 그치면 안 된다.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을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과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및 콘텐츠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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