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5년 내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극단적인 관측도 나온다. 이와 맞물려 삼성전자가 사물통신(IoT), 헬스케어, 전기차, 웨어러블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해서도 안 되고,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S7 엣지와 갤럭시 S7을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아직 스마트폰 사업으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사업 구조를 기존 스마트폰 판매 중심에서 서비스, 콘텐츠 판매 중심으로 바꾼다면 고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애플과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이는 삼성전자 비즈니스 모델 전환과 관련된 이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버려서 안 되는 이유는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IoT, 헬스케어, 전기차, 웨어러블 등 신사업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모든 기기가 연결된다고 해도 시스템 전반을 컨트롤할 허브는 필요하다.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허브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내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비즈니스 모델 전환은 소재부품 등 후방산업뿐 아니라 IT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중심 후방 산업은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서비스, 솔루션, 콘텐츠 관련 업체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음으로써 큰 시장에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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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이제는 양보다 질로 이동해야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정점을 찍고 이제 완전히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도 과거처럼 빠른 속도로 늘리기 어렵다. 오히려 지금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버거울 가능성이 크다.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아직 40%에 불과하다. 하지만 선진 시장뿐 아니라 중국도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구매력이 낮은 중동, 아프리카 등 일부 신흥시장만이 낮은 보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동유럽, 남미 시장도 보급률이 60%에 이르고 있다. 

2011년 이전까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스마트폰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중국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수요를 견인했다. 앞으로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이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유망한 시장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이 손꼽힌다.  

삼성전자의 고민은 여기서 비롯된다.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은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 수요 중심으로 흘러간다. 소비자들의 선택은 애플처럼 프리미엄 브랜드가 강한 제품이나 샤오미같은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양분되는 추세다. 프리미엄 이미지가 약해졌고,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도 어려운 삼성전자로서는 포지셔닝 자체가 애매해졌다. 여기서 자칫 방향을 잘못타면 샌드위치 상황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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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A5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갤럭시A, J, E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신흥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 등 수성 전략에 나섰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3억2000만~3억40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종전처럼 기기 판매만으로는 더이상 수익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애플, 샤오미처럼 콘텐츠나 어플을 판매해 부가 수익을 내야 한다. 삼성페이처럼 핀테크(Fintech) 서비스를 더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스마트폰 보호 케이스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주변 기기 판매를 강화하는 등 액세서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문화뿐 아니라 무선사업부 전반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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