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삼성과 애플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올 인(다걸기)’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KIPOST는 지난주 삼성이 애플과의 대규모 합작 투자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경쟁하던 두 거인이 AM OLED 분야서 힘을 합치는 만큼,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KIPOST는 삼성과 애플의 AM OLED 공동 투자가 디스플레이, 나아가 IT 시장 전체에 미치게 될 영향을 연속 기획으로 짚어드립니다.

 


애플은 지난 10월 27일 발표된 4분기(7~9월) 실적발표에서 매출 515억달러, 영업이익 11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2% 늘고,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아이폰 판매량은 4804만대로, 1년 전보다 36% 증가했다. 이는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6S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견조한 아이폰 판매량은 애플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를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게 애플의 속내다. 회사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4분기 아이폰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보다 10%P 가량 높아졌다. 반면, 아이패드는 미니⋅프로 등으로 사이즈를 다변화했음에도 판매량 정체 상태다. 야심차게 내놓은 애플워치 판매량은 공개조차 못하고 있다.

 

 

커지는 아이폰 의존도,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시점


애플은 아직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에 약간의 디자인 변경과 성능 향상만을 더해 언제까지 정상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아이패드⋅애플워치 판매량이 정체되고, 아이폰 판매량마저 꺾이기 시작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 아이폰 / 애플 제공  

 

애플이 그동안 채택해왔던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에서 벗어나 2017년부터 AM OLED를 끌어안기로 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 조짐을 보이고, 후발 주자와의 성능 격차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또 한번의 ‘퀀텀 점프’ 없이는 장기간 리더십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애플은 AM OLED를 통해 아이폰의 ‘폼 팩터(Form Factor)’를 완전히 뒤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폼팩터는 제품의 하드웨어 구조를 뜻하는 용어다. 


폼팩터 차원에서라면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S 모두 큰 도전을 자제해왔다. 전면 풀스크린을 기본으로, 전⋅후면 카메라가 스마트폰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화면 크기를 조금 늘리거나 줄이고, 케이스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바꾸는 정도의 변화가 시도됐을 뿐이다.


단순히 화질 차원에서라면 애플이 굳이 AM OLED를 선택할 이유는 없다는 점 역시 폼 팩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명명했던 LTPS LCD도 고화질 영상을 구현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삼성과 맞대결 펼칠듯


▲ 삼성전자는 내년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전망이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폴더블 AM OLED.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현재 애플이 염두에 두고 있는 가장 유력한 제품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화면을 반으로 접어 이동성을 강조하면서, 펼치면 큰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의 AM OLED 공급 협상에서 AM OLED의 ‘r값’을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r값은 AM OLED가 접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예컨대 5r은 AM OLED를 반지름이 5mm인 원통을 휘감을 수 있을 만큼 접을 수 있다는 뜻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역시 내년쯤 선보일 모델이어서 두 회사간의 경쟁도 예고돼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코드명을 ‘프로젝트V’로 명명했다.


프로젝트V는 가운데가 접히는 형태의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형태로, 3r까지 접히는 폴더블 AM OLED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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