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 폴더블(folderble⋅접히는) 모바일 기기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접었을 때는 5인치대 스마트폰 크기지만, 책처럼 양쪽으로 펼치면 두 배 크기 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큰 화면을 앞세운 패블릿(폰+태블릿PC)의 장점에 이동성까지 갖춘 셈이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밸리'라는 코드명으로 폴더블 패블릿을 개발 중이다.  


폴더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최대 난제인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도 3r 각도까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 겉면에는 그동안 삼성이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적 없는 새로운 소재도 적용해 커버유리를 대체할 전망이다.



화면 크면서도 주머니에 ‘쏙’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 기기로 출시를 추진 중인 제품은 패블릿 콘셉트다. 5인치대 AM OLED 2개를 가로로 이어 붙인 크기로, 펼치면 화면 대각선 길이가 8인치 안팎까지 커진다. 폴리이미드(PI) 기판을 한번에 잘라 만들기 때문에 화면 가운데 구획선이나 잘린 자국은 없다.


이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기기의 장점으로 큰 화면과 이동성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로 보인다. 접었을 때 5인치대 크기의 기기라면 현재 출시된 ‘갤럭시S6’ 시리즈와 크기가 비슷해 주머니 속에 쉽게 들어간다. 


▲삼성디스플레이 광고에 나온 폴더블 스마트기기의 모습.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기기의 이 제품과 가장 흡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그러면서도 훨씬 더 큰 화면을 사용할 수 있어 넓은 화면을 선호하는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들로부터 각광 받을 전망이다.


폴더블 기기 제조의 가장 큰 난관이었던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 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AM OLED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접히는 부분의 각도가 3r 수준까지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이는 반지름 3mm 크기의 원통을 감쌀 정도로 AM OLED를 접어도 박막트랜지스터(TFT)가 깨지거나 형광⋅인광 물질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의 전극으로 쓰이는 인듐주석산화물(ITO)은 구부러질 경우 쉽게 깨지고, 저항값이 급격히 높아진다.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ITO 대신 단층 방식 메탈메시 소재를 TSP에 적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r값이 커질 경우 기기를 ‘경박단소’하게 만들기 힘들어지지만 3r 정도면 충분히 얇고 작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된다.



커버유리 대신 50nm 실리콘 나노코팅


화면 가장 겉면은 커버유리 대신 유연한 실리콘 나노코팅으로 감쌀 전망이다. 폴더블 기기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유연성이 가장 중요해 그동안 삼성전자가 어떤 소재를 화면 커버로 채택할지에도 관심이 모였다. 


최종 후보로 낙점된 실리콘 나노코팅은 원래 방수⋅방진을 위해 스마트폰에 적용하던 기술이다. 제품 표면에 수 나노미터(nm) 두께의 폴리머층을 형성해 먼지나 수분 침투를 막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첫 폴더블 기기에 50nm 두께로 실리콘 막을 형성, 커버유리를 대체했다. 갤럭시S6에 적용된 커버유리(고릴라글라스4) 두께가 0.4mm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리콘 나노코팅이 제품을 더욱 얇게 만드는데 적합하다.

 

모토로라.jpg

▲실리콘 나노코팅으로 방수 기능을 구현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레이저 HD’. /자료=모토로라 홈페이지



다만 실리콘 소재 특성상 디스플레이의 밝기나 색감을 저해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는 최근 이 같은 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AM OLED의 휘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잘 휘는 성질의 소재를 여러 가지 테스트했는데 실리콘 나노코팅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실리콘 나노코팅을 최종 채택하면 향후 관련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