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이어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관련 계열사들도 베트남에서 자체 소재·부품 생산 비중을 늘린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모바일 클러스터에 전자 계열사까지 합세해 제조 공급망(SCM) 수준을 한 층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에 소재·부품을 공급하거나 외주 생산을 담당하는 협력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갤럭시 스마트폰, 메이드 바이 베트남’ 시대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 삼성전자 제공 

 

연내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 공장 가동을 본격화한다. 특히 삼성전기는 베트남 진출을 계기로 고화소 카메라모듈용 소재·부품 자체 생산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용 소재·부품을 협력사로부터 조달했고, 조립 공정의 일부를 외주 가공 맡기기도 했다. 그러나 베트남 공장에서 조립 공정뿐 아니라 렌즈·AF 액추에이터 등 핵심 소재·부품까지 직접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에 핵심 소재·부품 내재화 비중을 끌어올려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납기를 앞당기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모듈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부와 달리 카메라모듈 사업은 외주 협력사 비중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렌즈·AF 액추에이터 관련 삼성전기 1차 협력사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3년 7월 6000만 달러를 투자해 타이응웬 지역 옌빈공단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을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7억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ISM(화상센서모듈), 주기판(HDI) 등 일부 제품 시험 가동에 돌입했다. 올 초부터는 표면실장공정(SMT) 라인을 가동해 FPCB 완제품을 생산한다. 올 하반기부터 카메라모듈과 스마트폰 주기판(HDI)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국내 모듈라인의 베트남 이전을 마무리하고 3분기 시험가동에 돌입한다.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10억 달러를 투자해 2020년까지 박닌성 삼성전자 휴대폰 제1공장 잔여 부지에 디스플레이 모듈공장을 구축한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스마트폰 내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부품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서는 원가 절감 1순위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공정은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과 컬러필터를 합착한 후 액정을 주입하는 셀 공정과 구동칩(드라이버 IC)·백라이트유닛(BLU)·편광판 등을 조립하는 모듈공정으로 구성된다. 모듈 공정은 셀 공정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다.


갤럭시S6·S6 엣지 재료비에서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패널(TSP)는 50% 수준으로 추산된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메모리 비중이 30% 수준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사양 혁신을 주도하는 AP나 메모리는 원가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원가 절감 노력이 집중되는 이유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셀 공정은 자동화 비율이 높지만, 모듈 공정은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해 인건비 비중이 높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모듈라인 전체를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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