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핀테크(Fintech)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스마트폰과 액세서리 형태의 스마트카드가 쌍방향으로 통신하면서 보안 인증을 하면 온오프라인(O2O)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한 방식이다. 기존 결제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사용자가 기존 신용카드처럼 익숙하게 쓸 수 있어 거부감이 적다.

 

카드사들이 내놓은 모바일 카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별도로 업무 제휴를 맺을 필요도 없다.

 

그동안 LG전자는 삼성전자·애플에 비해 핀테크 기술이 한 발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다. 스마트카드로 LG전자가 부진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을 재도약시키고, 핀테크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는 일석이조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 전사 조직 플랫폼팀은 O2O 결제 솔루션을 위한 스마트카드로 연내 테스트를 진행하고, 내년 초 상업화한다.

 

LG유플러스가 온라인 결제를 위한 PG(Payment Gateway)를 대행하고, LG CNS는 온오프라인 연동을 위한 시스템 전반을 책임진다. 스마트카드 단말기 공급은 국내 협력사가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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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개발한 스마트카드는 하나의 단말기 안에 20여장의 신용카드·적립카드·교통카드 등을 내장할 수 있다. 크기와 두께는 기존 신용카드와 똑같다. 다만 오른쪽 상단에 e페이퍼 방식 디스플레이가, 하단에는 버튼이 장착돼 있다. 버튼을 누르면 카드가 바뀌고, 사용자는 어떤 카드를 쓸지 선택한 후 단말기에 긁으면 된다.

 

스마트카드는 저전력 기반으로 설계돼 한 번 충전하면 한 달 가량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무선충전 기능을 채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복제 위험 등 기존 마그네틱 카드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중 보안 장치를 마련했다. 스마트카드를 쓰려면 스마트폰 내 유심(USIM)을 통해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또 스마트폰과 스마트카드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결제가 안 되도록 설계했다. 불법 단말기에서 마그네틱 정보가 복제되더라도 스마트폰과 쌍방향 통신으로 인증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핀테크 시대를 선도하려면 스마트폰 업체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결제 솔루션을 확보해야 한다.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결제하도록 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오프라인 결제 솔루션은 취약했다.

 

대다수 스마트폰 업체들은 근거리무선통신(NFC) 안테나를 채택해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실패했다. 오프라인 상점들이 비싼 NFC 단말기를 구입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쓸 수 있는 매장이 없자 NFC 결제방식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됐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 미만으로 추정된다. 미국도 NFC 단말기 보급율이 10%가 안 된다.

 

삼성전자가 마그네틱 기반 기술을 보유한 미국 루프페이를 인수한 이유다.

 

애플은 글로벌 카드 업체와 제휴를 맺으면서 NFC 기반 애플페이를 선보였고, 향후 블루투스 기반 아이비콘(i-Beacon) 서비스로 확장 중이다.

 

LG전자가 스마트카드 방식으로 결제 시장에 자리잡는다면 삼성 루프페이와 애플 아이비콘에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LG전자는 내년 초 100만개 규모 스마트카드를 생산해 액세서리로 시험판매할 계획이다.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LG전자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기본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기존 카드 결제기를 바꾸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했다”며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방식과 기존 카드처럼 긁는 방식 중 어느 쪽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지 내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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