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방안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가 밝힌 투자 계획은 ▲6세대(1500㎜×1850㎜) ▲2017년 상반기 양산 ▲플렉서블 기판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에 밝힌 OLED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OLED에 대한 LG디스플레이와 애플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왜 8세대가 아닌 6세대인가


당초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6세대가 아닌 8세대 투자를 통해 중소형 OLED를 양산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6세대보다 생산 효율이 높고, 기존 경기도 파주 E3⋅E4 라인에서 8세대 양산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클러스터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공장 전경. TV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E3⋅E4 라인은 각각 P8⋅P9 공장에 위치해 있다. /자료=LG디스플레이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최종 선택은 6세대다. 이는 OLED 역시 모바일향 제품은 저온폴리실리콘(LTPS)이 박막트랜지스터(TFT)로 활용될 것임을 시사한다. 


LG디스플레이는 가장 최근 건설한 E3⋅E4 라인의 TFT를 LTPS가 아닌 산화물(옥사이드)로 구성했다. 옥사이드 TFT는 전자 이동속도가 30~40cm²/Vs정도로 LTPS보다 느리지만, 공정이 간단하고 대면적 생산 수율이 높다. 기존 LCD용 비정질실리콘(a-Si) 라인을 거의 그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OLED 투자에 옥사이드 TFT를 선정한 이유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E5 투자를 위해 6세대로 회귀(回歸)했다. 작은 화면에 고화질을 구현하는데는 아직 LTPS만한 TFT가 없다고 봤다는 뜻이다. LTPS는 전자 이동속도가 100cm²/Vs로 매우 빨라 고화질 화면 구현에 유리하다. 다만 대면적으로 갈수록 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은 6세대가 한계다.


향후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략은 ‘모바일=RGB+LTPS’와 ‘TV=WRGB+옥사이드’로 이분화 될 전망이다.

 


OLED 처음 탑재될 아이폰은 ‘틈새시장’용


LG디스플레이는 새로 지어질 E5 라인 양산 시기를 2017년 상반기로 못 박았다. 이는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폰에 OLED를 탑재하는 시기를 암시한다.

▲최고가 2200만원에 달하는 애플워치 에디션. 애플이 AM OLED가 적용된 아이폰을 내놓는다면 애플워치 에디션처럼 최고급 틈새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애플워치 홈페이지

 

 

디스플레이 분야서 애플과 LG디스플레이는 한 몸이다. 삼성의 OLED 전략을 견제하는 애플 전략상 차세대 제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가져다 쓸 희박하다. 


애플은 최근 출시된 애플워치에도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OLED를 100% 적용했다. OLED 생산능력과 기술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고라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삼성의 OLED를 얼마나 견제하는지 알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2017년 상반기 E5 라인을 가동한다면 애플의 OLED 아이폰은 2017년 하반기 나올 모델에 적용된다는 뜻이다. 내년에는 아이폰7(가칭)이 출시될 것이므로,  2017년은 아이폰7의 ‘S’버전(페이스리프트)이 출시될 차례다. 따라서 OLED 탑재 아이폰은 시기상 ‘아이폰7S(가칭)’와 동시 출시될 전망이다. 


다만 아이폰 OLED 버전은 ‘애플워치 에디션’처럼 틈새 시장을 공략하되 최고급 프리미엄폰을 지향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 OLED 모델이 틈새시장용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LG디스플레이의 E5 양산 능력 때문이다. 아래는 KIPOST가 양산 수율을 고려해 산출한 E5의 월간 아이폰용 OLED 생산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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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E3⋅E4 라인 수율은 최근 90% 안팎까지 향상됐지만 이것이 곧 E5 라인 수율을 보장하지 않는다. LCD용 컬러필터를 이용해 색상을 구현하는 E3⋅E4 라인과 달리, 중소형 E5라인은  OLED가 직접 색상까지 구현해야 한다. TFT로 쓰이는 LTPS가 옥사이드 대비 양산 수율이 낮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LG디스플레이가 조기에 수율을 끌어올려 E5 수율을 70%선에 맞춘다고 해도 한달에 생산할 수 있는 아이폰용 AM OLED는 240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애플의 선발주 관례대로 6개월 전 구매주문(PO)을 받고 생산해도 1440만대 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셈이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 메인 모델의 초도물량 오더는 9000만개 수준이다. 일본 등에서 제 2, 제 3의 공급사를 선정한다고 해도 5000만개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아이폰 엣지’ 가시화


E5 공장은 파주 E3⋅E4 라인과 달리 플렉서블 기판이 적용된다. 폴리이미드(PI)를 기판으로 써 약간의 변형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애플의 구매 및 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갤럭시S6와 같은 엣지 모델을 염두에 둔 흔적이 있다. 지난 4월에는 애플 관계자 50여명이 방한해 갤럭시S6 엣지의 서플라이체인을 파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6 판매량은 역대 베스트셀러 제품인 갤럭시S4(판매량 7000만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엣지 모델의 디자인 만큼은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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