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처럼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개발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용 디스플레이로 LCD를 전량 사용해왔던 애플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로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애플이 한해 2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생산⋅판매한다는 점에서  AM OLED를 본격 적용하면 디스플레이는 물론 후방 소재⋅부품 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 BOE가 10.5세대 LCD 생산설비 투자에 나서는 등 양산 능력에서 국산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이참에 AM OLED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플 구매⋅개발 인력 50여명 방한...OLED SCM 파악 착수

 


▲애플 아이폰6. 애플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AM OLED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애플 홈페이지

 

 

애플의 AM OLED 적용 본격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지난 4월이다. 애플은 본사 구매 및 개발 전문 인력 50여명을 국내로 파견,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 서플라이체인 파악에 착수했다. 엣지 모델은 플렉서블 AM OLED와 곡면유리, 휘어지는 터치스크린패널(TSP)이 핵심인 만큼 관련 소재⋅부품 및 장비 업체를 잇달아 방문했다. 


특히 AM OLED용 경화 열처리 업체 한 곳에서는 향후 장비 공급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경화 열처리 장비는 플렉서블 AM OLED의 기판인 폴리이미드(PI)를 굳히는 핵심 설비다. 이는 애플이 향후 아이폰, 아이패드용 디스플레이로 플렉서블 AM OLED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플 구매⋅개발 인력이 방문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애플 인력들이 곡면 AM OLED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 규격에 대해 문의해왔다”며 “경화기 외에 다른 소재⋅부품 업체들에게도 곡면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플이 플렉서블 AM OLED를 아이폰⋅아이패드에 적용하면 디스플레이 및 후방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태블릿PC용 디스플레이로 LCD만 사용해왔던 애플로서는 AM OLED 공급사와 TSP 협력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갤럭시S6 엣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곡면 AM OLED에 양면 필름 센서 타입(GF2) TSP를 덧대어 생산한다. 


갤럭시S6 엣지용 TSP의 경우, 종전까지 일본 알프스전자가 GF2 TSP를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했지만, 최근 생산능력이 부족해 에스맥 공급 물량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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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 애플은 AM OLED를 자사 제품에 적용하위해 삼성전자의 OLED 서플라이체인을 파악 중이다.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AM OLED 대량 수급 쉽지 않을 듯


다만 곡면 AM OLED의 경우 애플로서도 단기간에 대량 수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분야 핵심 협력사인 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양산능력이 아직 아이폰, 아이패드에 공급할 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분야서 삼성전자를 극도로 견제하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의 AM OLED를 구매해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군다나 2014년 ‘갤럭시S5 엣지’ 출시와 함께 곡면 AM OLED를 본격 생산한 삼성디스플레이 조차 낮은 수율 탓에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엣지용 AM OLED 생산량은 230만대 수준이다. 당초 목표인 400~500만대에 턱 없이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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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스마트폰 / 삼성전자 제공  

 

곡면 AM-OLED 수율이 낮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기판소재인 PI를 증착 공정 후 틀에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형광소재가 뜯겨 나오는 경우가 많다. PI를 분리시키는데는 레이저탈착장비(LLO)를 사용하는데, 이 레이저에 의해 증착면에 불량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곡면 커버유리를 열을 가해 휜 뒤 연마하는 동안 파손되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애플이 엣지형 아이폰을 출시하더라도 차기 모델은 어렵고, 차차기 이후 모델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품종 다량 생산 체제인 애플이 엣지 모델을 만든다면 최소 월 1000만대 정도의 곡면 AM-OLED가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1~2년 사이에 이 정도 물량을 공급해 줄 수 있는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AM OLED가 적용된 아이폰을 틈새시장용으로 내놓는다면 디스플레이 수급량이 충분히 많지 않아도 된다”며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만 했던 애플은 애플워치부터는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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