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삼성 AI포럼'… 세계 석학들이 바라보는 미래 AI

모든 산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주목하고 없다. AI 없이는 미래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게 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고,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인간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AI 석학들은 AI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AI, 친구가 되다



“괜찮아. 다음 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거야.” - 지보(Jibo)


신시아 브리질(Cynthia Breazeal) MIT 교수는 13일 ‘삼성 AI포럼’ 기조연설에서 친구 혹은 동료가 될 수 있는 소셜(Social) 로봇에 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소셜 로봇은 사람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감성 중심의 로봇이다. 애플의 ‘시리(Siri)’, 아마존의 ‘알렉사(Alexa)’도 소셜 로봇의 일종이다. 브리질 교수는 이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AI가 적용된 소셜 로봇 ‘지보’를 개발했다. 


▲소셜 로봇 ‘지보’가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지보


지난해 출시된 지보는 키 28㎝, 무게 2.8㎏으로 다른 음성인식 AI 비서와 달리 감정을 표현한다. 상황의 맥락(Context)을 파악, 동그란 얼굴에 달린 디스플레이로 표정을 나타내거나 고개를 움직이는 식이다.


특히 지보는 ‘미지의 시장’인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통했다. 교육이나 헬스케어 및 웰니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MIT연구진은 아이들의 몸짓, 표정, 시선 등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지보에게 학습(Training)시켰다. 미국 보스턴공립학교에서 ‘선생님’이 된 지보는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질문을 주고받았다. 실수한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다음 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거야”라는 위로도 건냈다.


원기둥 모양의 아마존 AI 비서 ‘알렉사’에게는 시답지않다는 반응을 보였던 노인들도 ‘지보’ 앞에서는 미소를 지었다. 속마음도 쉽게 털어놨다. 사람을 대할 때처럼 체면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들은 내용으로 자신을 평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브리질 교수는 “소셜 로봇은 모바일과 가전 기기를 넘어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companion)’가 될 것”이라며 “교육, 웰니스처럼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간이 만든 AI로 인간의 두뇌를 만들다



삼성전자의 AI 연구개발(R&D)을 이끌고 있는 세바스찬 승(Sebastian Seung) 최고연구과학자 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사람이 만든 AI로 인간의 두뇌, 그 중에서도 피질(Cortex)을 연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 AI포럼에서 세바스찬 승 부사장이 ‘커넥텀’을 설명하고 있다. 가장 왼쪽이 쥐의 뇌 단면(1㎣)이고, 가운데가 ‘커넥텀’이다./KIPOST


현재 AI 알고리즘은 무수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입력하는 학습(Training)으로 구축된다. 하지만 인간은 데이터가 많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뇌를 둘러싸고 있는 대뇌피질(cerebral cortex) 덕분이다. 구불구불한 주름 모양을 하고 있는 대뇌피질 안에는 100억~500억개의 신경세포(뉴런)가 있다. 


각 영역에 있는 신경세포는 자극에 따라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기억, 사고, 언어, 각성 및 의식 등을 구현한다. 즉, 대뇌피질의 작동 원리가 규명되면 스스로 학습하는 완전한 AI를 만들 수 있다.


승 부사장은 이를 알아내기 위해 뇌 속에 있는 신경 세포들의 연결을 표현한 뇌지도 ‘커넥텀(Connectome)’을 연구 중이다. 하지만 유전자 지도인 게놈(GENOME)과 달리 커넥텀은 뇌의 활동에 따라 매번 모양이 바뀐다.


승 부사장은 AI 알고리즘을 도입,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 빠르게 커넥텀을 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목표는 커넥텀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10여년 전만 해도 커넥텀을 연구한다고 하면 왜 이런 연구를 하느냐며 이상하게 취급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모두가 커넥텀을 AI 구현의 핵심 기술로 여기고 있다”며 “커넥텀으로 뇌구조를 파악, 이를 AI 알고리즘에 접목하면 완전한 AI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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