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모든 제조업체의 고민거리다. 수익성을 결정 짓는 것은 영업, 설계, 소재⋅부품 구매, 제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업체 A사는 1979년 설립돼 약 40년간 흡기계 부품을 생산해왔다. 국내와 중국, 미국에 생산 기지가 있고, 오랜 업력 덕에 다양한 생산 노하우를 축적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800억원으로,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언제나 생산성이 고민이다. 불량품이 쉽사리 줄지 않았고, 완성품이 제작되기까지 공정 내에 부품이 적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기자동차(EV) 때문에 전방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일단 비용절감을 하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인천에 위치한 자동 포장기 업체 B사 역시 고민은 비슷했다. 주문을 받고 장비를 제작하기 시작하는데, 주요 부품을 조달하려면 길게는 한달 가까이 걸려 언제나 재고를 필요 이상 확보해야 했다. 고가 장비는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하게 부품을 생산해놓는 경우도 있었다. 


이 회사 역시 같은 방법으로 공정 개선에 나섰다. 분석 방법은 8대 낭비요인을 찾고, 비용 절감 해법을 찾았다.


9일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 디지털팩토리연구센터에서 주최한 ‘2018 스마트팩토리 FOM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리한, 선일다이파스, 리팩, 대신제과, 국일화학, 미래테크 6개 회사가 각각 자사 성적표를 공유했다. 



'2018 스마트팩토리 FOM 프로젝트 발표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원가 도둑, ‘8대 낭비요인’ 분석으로 진단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도 가능하다. 다양한 디지털 툴(tool)을 도입하기 이전에 어떤 툴이, 왜 필요한지 분석해야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중소중견 기업들은 생산관리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툴을 비싸게 구입해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김수영 호서대 MOT 교수는 “기업들은 각자 문화와 사정이 다르지만 제조 기업이 겪는 공통적인 낭비 요인이 있다”며 “이를 8개 항목으로 요약하면 과잉생산, 과잉처리, 대기, 운반, 동작, 재고, 불량률, 종업원 활동 부족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직접 내놓은 자가 진단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납기에 맞춰 생산하는 데 집중하느라 불량률이나 재고, 불필요한 낭비 요인을 줄이기 힘들다. /호서대 MOT 기술경영대학원


각 항목을 공정별로 대입해 어떤 곳이 병목인지,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일단 파악한다.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해 생산성을 개선하는 게 디지털화보다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공정별 낭비 요인이 뚜렷하게 보인다. /호서대 MOT 기술경영대학원


MOT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국일화학 관계자는 “데이터, 공정 레이아웃 등이 전혀 관리되지 않았는데, 일단 이것부터 개선하고 이후에 스마트팩토리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13원칙’ 기억하면 문제 해결 빨라


낭비 요인이 파악 됐다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난관에 봉착한다. MOT 참가 기업들은 프로세스, 사람, 툴과 기술 각 분야를 개선하기 위한 원칙을 적용해 문제를 풀었다.

 


공정을 표준화 하고, 이를 사람들이 잘 운영할 관리자를 육성하고, 적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들 알고 있는 얘기지만 기본이 가장 어렵다. 기본적인 사항들을 차근차근 따져가는 게 결국은 생산성 혁신을 이끈다.


MOT 과정을 운영하는 김수영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스마트팩토리 등 기업들이 체감하기 힘든 구호보다는 실제 현장을 분석해 개선하는 게 목표”라며 “중소기업들이 적은 비용을 들여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공장운영관리(FOM)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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