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쓰이던 액정이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안테나 시장에서 서서히 상용화 되고 있다. 특히 5G 주파수 대역 중 고주파(mWave) 통신에 적합해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된다.

▲액정 안테나 장착 차량. /도요타

빠른 조향, 저렴한 가격, 가벼운 무게 

기존 안테나가 기계적 조향(mechanical steering)을 하는 반면 액정 안테나는 전기적 조향(electrical steering)을 한다. 전기적 조향의 장점은 속도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위성항법장치(GNSS, GPS 등) 신호를 기존 포물선모양(parabolic) 안테나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수신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기 쉬워진다. 

평평한(flat) 모양으로 구현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장착하기도 쉽다. 액정이나 전극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안테나보다 저렴하게 제조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액정 안테나는 액정, 액정을 정렬시키는 배향막, 구리 등으로 이뤄진 금속 전극, 스위칭 소자 등으로 구성된 기판(substrate)으로 구성된다. 전파를 수신하면 부도체인 액정이 신호가 오는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위상을 변환 시켜준다. 전자기파는 메탈 전극을 따라 이동하면서 데이터를 이동시킨다. 

 

▲액정 안테나 구동 원리. 액정에 전압을 걸어주면 특정 방향으로 조향할 수 있다. /IEEE Transactions on Antennas and Propagation

지금 개발된 액정 안테나는 상하좌우 각 180도 범위의 각도에서 10도 단위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데, 앞으로는 1도 단위 조향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액정안테나가 수신할 수 있는 주파수 범위는 19GHz 이상 고주파 대역이다. 통신사업자들이 28GHz, 35GHz 대역을 5G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하면 이 기술의 상업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액정안테나, 어디에 쓰일까

현재 액정안테나는 미국 카이메타(Kymeta)가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도요타랠리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자동차, 기차, 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현재는 태블릿PC 이상 크기에 두께 역시 5cm 이상으로 두껍다. 메탈 전극을 사용해 불투명하다. 

향후 터치스크린패널(TSP)에 쓰는 인듐주석산화물(ITO) 전극처럼 투명 전극을 적용할 수 있으면 자동차 전면 유리, 건물 유리창, 스마트폰 전후면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안테나용 액정을 연구하는 송동미 머크 박사는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나 고속열차에서 대용량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보거나 비행기에서 통신을 하는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정 공급은 독일 머크가, 배향막은 일본 JSR이 주도하고 있다. 패널 생산은 샤프가 주로 하고 도요타가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국 아이다이렉트(idirect), 일본 JSAT, 터키 MCH, 룩셈부르크 인텔셋(Intelsat) 등 위성통신,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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