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녹스가 연성회로기판(FPCB) 소재 사업을 탈피해 종합 전자 소재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올 들어 반도체∙OLED 소재 등 신성장 동력이 본격화됨에 따라 보다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이후 FPCB 공급과잉으로 부진했던 연성동박적층판(FCCL) 사업도 애플 효과로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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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스 직원들이 막 생산된 전자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이녹스 제공 

 

 

 

애플 차기 아이폰에 AM OLED 채택...이녹스 FCCL 사업에 긍정적 

 

 

이녹스는 한화첨단소재와 함께 국내 FCCL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FCCL은 폴리이미드(PI) 필름에 동박을 입힌 소재로 FPCB 가공에 쓰인다. 

 

지난 2013년 이후 FPCB 공급과잉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가 맞물리면서 FCCL 사업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국내 주요 FPCB 업체 10곳 중 세일전자∙플렉스컴 등 3곳이 사실상 사업을 접거나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FPCB 업체 중 추가로 사업을 철수하는 곳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녹스는 전방 시장 영향을 고려해 5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FPCB 시장에 숨통이 틔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 효과 덕분이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 한국산 AM OLED패널을 대거 채택한다. 

 

중국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되던 애플 디스플레이 후방 공급망(SCM)이 한국쪽으로 옮겨오는 셈이다. 이에 따라 비에이치∙인터플렉스 등 업체들이 애플 아이폰 AM OLED패널에 FPCB를 대거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이녹스 FCCL 사업 환경도 어느 정도 개선될 조짐이다. 

 

이녹스는 FPCB 업황이 개선되더라도 규모보다는 내실 중심으로 FCCL 사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FCCL 사업 매출은 800억원 정도로 전체 1500억원 중 60%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FCCL 매출은 6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33% 비중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낮은 제품은 생산량을 줄이는 식으로 FCCL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이녹스 FCCL 사업 마진율은 두 자릿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녹스 측은 애플향 AM OLED용 FPCB 수요 확대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기조다.  애플은 다층 FPCB를 주로 쓴다. 단가는 좋은 편이지만, 생산 수율 잡기는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는 FPCB 업체뿐 아니라 이녹스∙한화첨단소재 같은 소재 업체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애플발 효과로 국내 FPCB 산업이 수혜를 보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나친 기대감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애플 AM OLED패널에 FPCB를 공급할 업체로 비에이치∙인터플렉스∙영풍전자 3곳이 거론된다. 이들 업체가 애플에 공급할 물량은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중 10%인 500억원 정도가 FCCL 매출이다. 이녹스가 한화첨단소재와 물량을 나눠 먹는다면 250억원 신규 매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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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스 연구원이 새로운 전자재료 합성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녹스 제공 

 

 

 

디지타이저용 방열 필름 사업, 꾸준함의 미학 

 

 

FCCL 사업과 함께 이녹스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디지타이저 필름 사업도 올해 꾸준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타이저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 펜 인식에 쓰이는 기능성 필름이다. 이녹스 등 소재 업체가 소재를 공급하면 인터플렉스 등 업체들이 노광 공정으로 미세한 회로 패턴이 들어간 디지타이저 필름이 만들어진다. 

 

이녹스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디지타이저용 원단 필름을 계속 공급해오고 있다. 3분기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디지타이저용 방열 필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디지타이저 필름은 점차 두께가 얇아지는 데다 방열 기능까지 가미되면서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125마이크로미터(um) 수준이었던 디지타이저 원단 필름 두께는 111um까지 얇아졌다. 

 

디지타이저 원단 필름 공급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다. 과거 제곱미터당 3만~4만원에 불과했던 디지타이저용 원단 필름 가격은 10만~11만원까지 높아졌다. 

 

올해 이녹스 디지타이저 원단 필름 사업 매출은 300억원, 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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