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기존 약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보다 100배 가까이 성능이 뛰어난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화장품·의약품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중소기업 나노리소스는 폭발물 부산물에서 순수 정제수로 나노 다이아몬드를 추출하는 방식을 상업화해 DDS 성능을 대폭 개선한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나노 다이아몬드는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추출했다. 문제는 추출 과정에서 나노 다이아몬드 주변에 있는 돌기(분자를 붙잡는 역할)가 손상된다는 점이다. 나노리소스는 물(정제수)로 나노 다이아몬드를 추출해 돌기가 손상되는 비율을 크게 줄였다. 현재 3만개 수준의 돌기를 갖춘 나노 다이아몬드를 양산하는데 성공했고, 향후 돌기를 8만개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나노 다이아몬드, 급성장하는 DDS 시장에서 주목 


DDS는 필요한 양의 약물을 원하는 부위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물질이다. 화장품이나 바이오 의약품의 안정성은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 


나노 다이아몬드는 기존에 개발된 어떤 DDS 물질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돌기수를 늘린 나노 다이아몬드가 개발되면 DDS 성능은 더욱 개선된다.

 

최근 의료·제약 회사들은 기존 의약품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하기 위해 DDS 개발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은 높기 때문이다. 물질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품 수명을 늘리는 데도 DDS는 효과적이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의료·제약 원천 기술 수준이 뒤처졌지만, DDS 분야에서는 나름 독자 기술을 갖추고 있다. 나노 다이아몬드는 향후 DDS 기술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 다이아몬드, 기능성 화장품뿐 아니라 표적 항암제 개발에도 활용

 

나노리소스는 대주주 회사 STS네트웍스와 손잡고 나노 다이아몬드 상업화에 적극 나섰다. 최근 나노 다이아몬드를 함유한 화장품 ‘테라 다이아’를 출시해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나노 다이아몬드를 소재로 화장품 개발에 성공한 첫 사례다.

 


 ▲나노다이아 화장품 '테라다이아'. /STS네트웍스 제공

 

기존 화장품은 아무리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도 피부에 흡수되는 것은 채 5%도 안 된다. 그러나 테라 다이아 화장품은 나노 다이아몬드 DDS 성능이 뛰어나 인체에 유효한 물질을 피부 진피층까지 전달시켜 흡수율을 대폭 높인다.

나노리소스와 STS네트웍스는 건국대학교 등 주요 대학 바이오 연구소와 손잡고 나노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표적 항암제 등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대학 연구소에서 나노 다이아몬드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두 회사는 화장품·의약품 등을 상업화한다는 전략이다.

 


나노 다이아몬드, 산업용으로도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나노 다이아몬드는 원래 우주·항공 외부 재질의 표면 강도를 높이는 코팅 재료로 쓰였다. 나노리소스와 STS네트웍스는 스마트폰 커버유리·메탈 케이스 표면 강도를 높이는 데 쓰기 위해 나노 다이아몬드를 연구하던 중 다이아몬드가 나노 크기로 쪼개지면 DDS 등 새로운 화학적 성질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노 다이아몬드는 산업용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엔진 오일에 나노 다이아몬드 파우더를 섞으면 열전도성·윤활성·내마모성이 크게 개선된다. STS네트웍스는 화학 소재 업체와 나노 다이아몬드 엔진 오일도 개발 중이다. STS네트웍스는 나노 다이아몬드를 섞은 엔진 오일을 쓰면 연료 효율이 20~30%가량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조만간 선박 페인트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섞어 어패류가 붙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등 IT 기기 메탈 케이스 코팅 재료로도 나노 다이아몬드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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