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래픽프로세서(GPU) 시장은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국 ARM과 이매지네이션 외에는 미국 엔비디아, AMD가 장악해왔다. 중앙처리장치(CPU) 업계 부동의 1위인 인텔도 GPU는 설계자산(IP)을 조달해 쓰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든다.

 

GPU 업계에 도전장을 낸 한국 벤처기업이 대기업 GPU 업체들이 해결하지 못한 빛 추적 기술을 소형 회로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실시간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 기술은 지난 1990년대부터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에 현실감과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쓰였다. 실제 세계에서는 빛이 굴절, 반사, 회절, 감쇄되면서 물체가 다양한 형태로 인식되지만 영상으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물체를 만나 다양한 형태로 퍼지는 빛을 일일이 알고리즘으로 변환해 값을 입력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이 기술이 쓰이던 당시 제작사 픽사는 한 작품당 서버 200개씩을 동원했다. 

 

실리콘아츠는 GPU 코어 IP '레이코어(Ray Core)'와 하드웨어 칩인 레이칩(Ray chip)을 제작했다. 사용하는 트랜지스터 수도 1700만개 가량이다. 일반적으로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GPU 모듈에는 트랜지스터가 적게는 30억개 쓰인다.

 


▲실리콘아츠가 개발한 GPU 파이프라인 구조.

 

 

사이즈를 줄이는 한편 전력 소모량은 1W 수준으로 낮췄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당면 화두인 발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생산된 레이칩이 28나노(nm) 공정에서 제조됐다는 걸 감안하면 20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는 전력 소모량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아츠는 MIMD(Multi Instruction, Multi Data) 아키텍처를 GPU에 적용했다. GPU는 보통 SIMD(Single Instruction, Multi Date)를 사용한다. 하나의 입력값을 화면 전체에 뿌려줄 수 있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화면 밝기를 조정할 때 각 픽셀마다 밝기를 높일 필요 없이 화면 전체 밝기를 높이는 식이다. 

 

MIMD는 다채로운 빛의 변화를 화면의 각 부분에 반영할 수 있다. 연산할 게 많아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독자 특허 기술력으로 해결했다. 개발을  시작한지 9년만에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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