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기기가 침체 빠진 IT 산업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VR은 스마트폰・PC와 연동해 쓸 수 있고, 새로운 사용자경험( UX)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고급 소재・부품뿐 아니라 콘텐츠 수요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업들이 VR 시장 성장을 기회로 신성장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초기 시장은 스마트폰 탈착형이 주도...산업 생태계 구축되면 고급 VR 성장 기대




▲VR기기 / 삼성전자 제공 

 

 

초기 VR 시장은 스마트폰 탈착형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타입 VR은 몇 십 달러 수준으로 저렴한 데다 무선이어서 쓰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구글・페이스북 등 플랫폼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에 VR 기기를 보급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에 전략적인 무게를 두고 있다. 몇 년 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주목받았던 스마트워치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친 것은 비싼 가격과 활용할 콘텐츠가 부족했던 탓이다. 

 

고급 VR은 아직 가격이 비싸고, 고사양 PC도 필요하다. VR 시장의 혁신 아이콘으로 부상한 오큘러스조차 비싼 가격 탓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300달러대 가격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700달러대 수준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고급 VR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영상 등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글로벌 기업들이 VR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아 기기・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VR은 기기・디바이스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게임・영화 등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헬스케어・기업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VR 시장은 2020년 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VR 시장 전망 / FT 제공

 

 

 

VR,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 다시 촉발...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긍정적

 

VR 시장 확산으로 당장 직접적으로 수혜를 보는 산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소재・부품이다. 

 

탈착형 VR은 스마트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따라 성능이 좌우된다. 3D 등 고급 콘텐츠를 가동시키려면 고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래픽프로세서(GPU) 성능이 현재 스마트폰보다 월등한 수준으로 개선돼야 한다. 

현재 AP 시장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이 마무리되면서 과거보다 성능 개선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VR이 AP 성능 개선 경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UHD급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도 필요해진다. LCD보다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VR 구현에 유리한 만큼 향후 고가 스마트폰에 대거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AM OLED는 명암비가 높아 현실과 가까운 영상을 구현하는데 장점이 있다. 반응 속도도 빨라 잔상 효과도 거의 없다. LCD는 잔상 효과 탓에 VR 사용자에 멀미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초기 VR에는 LCD가 탑재됐지만, 최근 출시된 제품은 대부분 OLED가 장착됐다. 오큘러스・소니・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AM OLED 기반 VR을 출시했다. 

 

애플이 내년 혹은 2018년 아이폰에 AM OLED를 채택하는 것도 VR 등 새로운 사용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도 자사 스마트폰에 잇따라 AM OLED를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 D램 수요에도 긍정적이다. 현재 고가 스마트폰에는 2~4GB LPDDR4 D램이 장착된다.  AP와 디스플레이 성능이 높아지면 더 많은 용량의 모바일 D램이 필요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D램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대덕전자・심텍 등 반도체 기판(substrate) 공급 업체도 물량 확대로 긍정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후속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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