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소리내는 OLED 기술 선봬

디스플레이가 스피커 기능을 통합하면서 TV⋅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 스피커가 사라질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두께가 수밀리리터(㎜) 이내로 얇아지면서 ‘울림판’으로써의 역할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TV⋅스마트폰에서 스피커가 사라지면 완제품을 더 얇고 작게 만들 수 있어 완제품 세트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22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ID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디스플레이의 CSO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22일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전시회에서 ‘SoD(Sound on Display)’ 기술을 선보였다. SoD는 OLED 패널 뒤에 진동을 일으키는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장착했다. 액추에이터가 OLED에 진동을 전달하면 OLED가 떨리면서 공기중에 소리를 전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SoD 기술을 개발한 것은 스마트폰 풀스크린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애플의 ‘아이폰X’는 불완전한 형태의 풀스크린이다. 갤럭시S9은 상단에 스피커와 카메라 장착을 위해 일부 공간을 베젤로 남겨놓았다. 아이폰X의 상단 노치(notch) 역시 스피커⋅카메라를 위해 할애한 공간이다.

SoD 기술을 적용하면 더 이상 스피커를 위한 공간은 남겨 놓을 필요가 없어진다. OLED 뒤편에 액추에이터를 달아 통화음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메라를 위한 공간은 여전히 필요한데, 이는 패널 중간에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해결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2년 전 OLED에 스피커 기능을 삽입한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개발했다. 액추에이터를 OLED 패널 뒤에 심는다는 점은 SoD와 유사하지만, TV는 거실에서 쓰기 때문에 액추에이터 크기가 훨씬 크고 2개 이상 들어간다. 기술명도 ‘크리스탈사운드 OLED(CSO)’로 양사가 서로 다르다.

TV에 CSO 기술을 적용하면 TV를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현재 LG전자가 생산하는 OLED TV의 가장 얇은 부분은 4㎜ 정도지만, 하단의 가장 두꺼운 부분은 4.5㎝에 이른다. 이는 TV 하단에 스피커를 포함해 파워모듈 등 구동 부품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 스피커만 빠져도 더 얇은 TV를 만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SID 전시회에 CSO 기술이 적용된 TV용 OLED 패널을 전시했다. 이 밖에 77인치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UHD(3840X2160) 해상도에 투과율 40%, 곡률반경 80R(반지름이 80mm인 원의 휜 정도)으로,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국책과제를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4월에 열린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개장식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기존의 아날로그 계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12.3인치의 QHD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조수석을 위한 16.2인치 디스플레이도 전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롤러블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롤링(굽히는) 정도에 따라 화면의 크기를 최소 9인치에서 11.8인치, 최대 14인치까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롤러블 OLED를 전시했다. 우아한 곡선미를 강조하는 자동차 디자인 경향에 맞춰 물결 형태로 제작된 12.4인치 ‘S커브드 CID’는 ‘1200X1920’ 해상도와 최대 밝기 800니트(nit)로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VR/AR 시장 성장을 이끌 신제품들도 공개됐다. 2.43인치, 1,200ppi(1인치 당 픽셀수) OLED 디스플레이 2개로 제작된 VR은 해상도가 ‘3840X2160’에 달한다. 이는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해상도의 2배 정도로, 모기장 현상(Screen Door Effect, 해상도가 낮은 화면을 볼 때 픽셀이 보이는 현상) 없이 선명하고 생생한 VR 화면을 즐길 수 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