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라인 전환에 65인치 패널 年 93만개 생산 추가

LG디스플레이가 국내 8세대(2200mm X 2500mm) LCD 팹 일부를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시장 주도권이 중국 패널 업체로 넘어간 LCD 생산능력을 서서히 축소하면서, 수요가 급성장한 TV용 OLED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5일 1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LCD 팹의 OLED 추가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CFO는 “전환 시기 및 방법은 TV용 OLED 고객사들의 수요를 봐서 추후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TV용 대형 OLED는 대규모 투자 없이 기존 LCD 생산라인에 증착 및 봉지 설비를 추가해 전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과 색상을 구현하는 컬러필터 공정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주력 생산라인인 파주 E4 역시 기존 LCD 라인을 OLED로 전환한 것이다. 


다만 생산 능력은 기판 투입기준 월 4만1000장 규모를 OLED로 전환하면 월 2만6000장 수준으로 줄어든다. 공정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8세대 기판 1장에서는 65인치 TV용 패널 3장을 생산할 수 있다. LCD 라인을 1개 전환하면 월 7만8000대, 연간으로는 93만대의 65인치 TV용 OLED 패널이 생산되는 셈이다. 올해 연간 TV용 OLED 판매량이 300만대에 못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LCD 라인 OLED 전환에 따른 생산능력 제고 효과는 상당히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TV용 OLED 공정에 멀티모델글래스(MMG)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MMG까지 적용하면 65인치 패널과 별도로 55인치 OLED 패널을 기판 1장당 2대씩 추가로 만들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의 LCD 팹 OLED 전환투자는 기존 중국 광저우 OLED 투자와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 투자와는 별개로 진행된다. 김상돈 CFO는 “광저우 OLED 양산계획(2019년 하반기)과 P10 OLED 투자 건에 대한 전략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소형 부문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의 OLED 공급 협상이 불투명한데다, 아직 이렇다 할 수요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2018년 1분기 실적 요약.(단위 : 십억원) /LG디스플레이 제공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의 아이폰용 OLED 공급 협상에 실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CFO는 “기존 보도는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소형 OLED 투자는 최대한 시장 상황과 고객사 수요를 봐가면서 보수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5조6753억원, 영업손실 98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가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6년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20% 줄었다.


전통적인 비수기에 따라 LCD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BOE 10.5세대(2970mm X 3340mm) 팹 등 신규 라인 양산이 시작되면서 공급은 크게 늘어난 탓이다. 김 CFO는 “LCD 업황은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2분기 안에 서서히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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