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레이저결정화장비(ELA) 전문업체인 AP시스템이 중소형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전반으로 장비 라인업을 다양화한다. 지난해 중소형 OLED 투자 국면에서 ELA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으나 앞으로는 ELA 매출 비중을 완화하는 한편, 신제품 장비 매출을 늘린다는 목표다.


그동안 레이저 장비 부문에서 기술력을 쌓아 왔다는 점에서 우선은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분야부터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로 600PPI 뛰어 넘는다




▲납으로 만든 섀도마스크. 사진은 OLED 제조용 섀도마스크와 상관 없음.



AP시스템이 추진 중인 신사업 중 가장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분야는 OLED 섀도마스크 제조용 레이저 장비다. 섀도마스크는 OLED 적⋅녹⋅청 화소를 형성하기 위해 기판에 씌운 상태로 공정을 진행하는 소재다. OLED 원판과 크기가 같은 철⋅니켈⋅코발트 합금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을 뚫어 제조한다. 


지금까지 OLED 패널 업체들이 사용했던 섀도마스크는 모두 화학약품을 이용한 에칭(식각) 방식으로 제조했으나 AP시스템은 이를 레이저를 이용해 생산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레이저로 섀도마스크를 생산했을 때의 큰 장점은 두 가지다. 우선 에칭 방식을 이용했을 때 보다 더 작게 화소 구멍을 만들 수 있다. 섀도마스크 구멍을 더 작게 뚫을수록 OLED의 해상도(PPI, 1인치 당 픽셀 수)가 높아지는데, 종전 에칭 방식으로는 600PPI를 넘기 어렵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가 아직 500PPI급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AP시스템은 자체 실험을 통해 800PPI급 섀도마스크까지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800PPI 정도면 모바일 기기에서 4K 초고화질(UHD) 화질을 재생할 수 있다. 500PPI급으로는 QHD가 한계다.


레이저 방식 섀도마스크 장비의 두 번째 장점은 ‘리워크(Re-work)’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에칭 방식으로 생산한 섀도마스크는 중간중간에 구멍이 뚫리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구멍이 뚫린 부분이 생기는데, 이를 레이저를 이용해 간단하게 재형성 할 수 있다. 



▲AP시스템이 개발한 섀도마스크 제조 장비 컨셉트. ELA와 달리 엑시머 레이저가 아닌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한다. /AP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에칭 방식 하에서는 리워크 없이 바로 공정에 투입하거나 공정을 다시 거쳐 수리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섀도마스크는 물론, 최종 완제품인 OLED의 수율을 저하시키는 요인이었다. AP시스템은 우선 섀도마스크 업체에 리워크용 장비로 공급한 뒤, 향후 800PPI급 섀도마스크를 처음부터 생산하는 장비를 대규모 공급한다는 목표다. 



OLED 봉지장비, 절치부심



한때 AP시스템은 OLED용 봉지 장비 업계서 두각을 나타냈다. 기판으로 딱딱한 유리를 쓰는 리지드 OLED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봉지소재를 끼워 놓고, 이를 레이저로 녹여 산소⋅수분 침투를 막는다. 이를 ‘글래스 프릿(Glass Frit)’ 공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플렉서블 OLED 투자 붐이 일면서 OLED 봉지 분야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플렉서블 OLED는 기존 리지드 OLED와 완전히 다른 ‘바이텍스’ 봉지 공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바이텍스 봉지는 화소가 형성된 OLED 위에 무기물 2층과 유기물 1개층을 샌드위치처럼 쌓아주는 형태로 진행한다. 단 3개 층으로 0.000001g/㎡/day 수준의 성능을 만족해야 한다. 이는 하루에 야구장 넓이 면적에 단 한 방울의 수분만을 허용하는 것과 맞먹는 밀폐력이다. 


현재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무기층)와 카티바(유기층)만이 대규모 양산 라인에 바이텍스 봉지 장비를 납품했다.


AP시스템은 잉크젯 프린팅 장비 전문업체 유니젯 등과 협력해 클러스터 형태의 플렉서블 OLED 봉지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봉지 공정이 무기층 증착에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를 사용하는데 비해 이 설비에는 원자층증착(ALD) 장비와 유사원자층증착(ALD-Like) 장비가 쌍으로 들어간다. ALD는 밀폐력과 유연성은 종전 PECVD 대비 우수하지만, 내부 챔버 오염 문제 때문에 그동안 양산 적용이 되지 못했다. 



▲AP시스템이 개발한 ALD 콘셉트. /AP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AP시스템 장비는 삼불화질소(NFз)를 이용해 실시간 세정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 당초 무기물 증착에 사용하던 고순도알루미나(Al₂Oз) 대신 질화실리콘 및 산화실리콘을 적층하고, CH(Carbon Hydrogen)를 도핑해 유연성을 높인다. 향후 폴더블 OLED 생산을 위해서는 좀 더 유연한 봉지층이 필수라는 점에서 새로운 컨셉트의 봉지 공정이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그동안 의욕적으로 진출을 추진했던 반도체 장비 분야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종전에는 급속열처리장비(RTP) 분야 수주가 두드러졌지만, 올들어 최신 패키지 공정 장비까지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AP시스템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ELA를 벗어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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