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과 달리 디스플레이 부품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vivo)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에이펙스(APEX)’는 스크린 면적이 기판의 98%에 달한다./봉황망


허은영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22일 ‘2018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기판 유리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칩온필름(COF) 등에서 숏티지(공급부족)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판 유리와 DDI는 공급이 제한돼있고, COF는 내로우 베젤(Narrow Bezel) 등이 보급화되면서다.


먼저 기판 유리는 아사히기판 유리, 코닝, 니폰일렉트릭기판 유리 등 3개사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세 업체의 생산 능력(Capacity)을 다 합치면 겨우 현재의 LCD 캐파와 비슷한 수준이다. BOE를 필두로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DDI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가 제품을 설계하고,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업체가 만드는 구조다. DDI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운드리 업체가 한정돼 있는데, 수익성이 다른 제품보다 낮은 편이라 물량이 많은 모바일·오토모티브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TV, 모니터 등 IT 가전용 DDI의 공급량은 부족해진다. 일본 샤프, 중국 넥스칩 등이 DDI 파운드리를 시작했지만 샤프는 내부 물량만 소화할 가능성이 크고, 프로세스 안정화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허 연구원은 “IT가전용 DDI의 가격을 지금보다 20% 올려야한다고 하는 업체들도 있다”며 “하반기 65인치 4K UHD TV가 출시되면 특히 모니터용 DDI에 쇼티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COF는 풀 스크린, 내로우 배젤 디스플레이라는 신규 시장이 창출되면서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영역을 넓혔다. 


COF는 DDI 등의 부품을 본딩(실장)한 필름으로, 패널과 DDI, 메인 인쇄회로기판(PCB)을 서로 연결하는 부품이다. 주로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활용됐다.


이전까지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패널 위에 회로를 인쇄한 기판 유리(COG·Chip on glass)를 채택, 상하단 베젤 부분에 여러 부품을 몰아 넣었다. 하지만 베젤을 줄이려면 이 부품을 다른 곳에 넣어야해 COF가 쓰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TV 패널도 두께가 얇아지면서 DDI의 발열이 사용자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섀시 외곽까지 퍼져 COF를 크고 길게 만들어 열을 발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허 연구원은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시장이라 새로운 업체들이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며 “기존 부품 업계를 중심으로 캐파 증설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