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모⋅인텔⋅벨로다인 라이다 하나로 묶는 SW 플랫폼
BMW 티어1(Tier) 소프트웨어 기업 지정
시장 주도권은 3D 센서, 이미지 레이더 대체재 될수도

폭스콘은 아이폰의 하드웨어를 만든다. 그러나 누구도 아이폰을 '폭스콘의 아이폰'이라 말하지 않는다. 아이폰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애플의 아이폰'이다. 하드웨어가 기존 자동차의 가치를 말했다면 자율주행차의 가치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성능 좋은 하드웨어를 만들었는데 호환되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하드웨어는 무용지물이다. 서울로보틱스가 라이다(LiDAR)가 아닌 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한 이유다. 이 회사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120여개 라이다 센서와 호환 가능하다. 컴퓨터로 가정한다면 삼성⋅LG⋅도시바 등 거의 모든 하드웨어와 호환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것이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를 만나 자사 소프트웨어와 라이다 시장 전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동차에서 라이다(LiDAR)는 전방에 있는 사물의 위치와 형태, 이동방향, 속도 등을 측정한다./VIAVI Solution
라이다는 전방 사물 위치 및 형태⋅이동방향⋅속도 등을 측정한다./사진=VIAVI Solution

전 세계 라이다와 호환가능한 SW플랫폼

'전 세계 라이다와 호환되는 소프트웨어.' 

서울로보틱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한빈 대표는 자사 소프트웨어를 구글 웨이모⋅인텔⋅벨로다인 라이다 모두를 하나로 묶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고 표현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로 대상을 스캔해 3차원 공간 정보를 인식한다. 서울로보틱스는 라이다 개념도 생소하던 지난 2017년부터 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다. 

왜 라이다가 아닌 라이다 소프트웨어 였을까.

이한빈 대표는 "라이다에서 수집된 데이터 뜻이 무엇인지 이해시켜주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고성능 라이다 역시 무용지물이라 생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다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제 하드웨어가 막 완성되고 있지만 많은 업체가 소프트웨어는 준비되지 않았다. 전 세계 라이다 업체들이 우리에게 라이다를 보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점은 호환성이다. 자율주행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센서 개수도 많아진다. 단계별로 다양한 카메라⋅초음파 센서⋅라이다가 혼합돼 탑재된다. 레벨 4 이상은 최소 3개 이상 라이다가 필요하다. 지난 3월 자율주행 3단계 기능을 탑재해 출시한 일본 혼다(HONDA) 신형 모델에는 라이다만 5개 탑재됐다. 5밀리파 레이더, 5개 라이다 센서, 전면 센서 카메라가 사용됐다.

자율주행 단계별 요구되는 센서 종류 및 개수./자료=Infineon
자율주행 단계별 요구되는 센서 종류 및 개수./자료=Infineon

더욱이 하나의 자율주행차에 모두 동일한 회사 라이다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보통 다양한 회사의 라이다를 혼용해서 쓰는데 여러 회사의 라이다를 한 소프트웨어에 연동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서울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120여개 라이다 센서와 호환 가능하다. 이한빈 대표는 "여러 라이다를 혼합해서 쓰든, 고성능이든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구동할 수 있다"며 "하드웨어조차 존재하지 않던 4년 전부터 준비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로보틱스는 라이다 전용 컴퓨터인 LPU(LiDAR Processing Units)도 함께 제공한다. 이른바 라이다 전용 솔루션이다. 고객이 라이다 적용을 더 쉽게 하기 위한 취지다. LPU를 라이다와 컴퓨터에 연결만 하면 5분이면 라이다를 설치할 수 있다. 이한빈 대표는 "스마트 시티나 보안용 라이다의 경우 요구사항이 많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면 쉽게 라이다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로보틱스는 BMW의 티어1(Tier)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지정됐다. 보통 소프트웨어 기업이 티어2 기업으로 지정되는 것에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여러 해외 OEM(완성차) 및 티어1 회사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BMW⋅메르세데스-벤츠 등을 비롯해 라이다 시장 1위 업체 벨로다인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한빈 대표는 "고객사에서 원하는 대로 구동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며 "기술적⋅상업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수많은 OEM들과 계약을 체결한 이유"라고 밝혔다. 

시장 주도권은 2D에서 3D로 넘어갈 것

이한빈 대표는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3D 센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해답이 반드시 라이다는 아닐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대표는 "센서 시장 주도권은 2D에서 3D로 넘어갈 것"이라며 "아이폰12에도 라이다 센서가 탑재됐다. 어떤 형태든 3D 센서 시장은 몇 십조에서 몇 백조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다 및 레이더 장단점 비교./자료=만도뉴스룸
라이다 및 레이더 장단점 비교./자료=만도 뉴스룸

현재 라이다는 150~200미터까지 3D 센싱을 할 수 있다. 레이저가 사물에 반사돼 되돌아올 때의 변화를 측정해 거리⋅방향⋅속도 등을 파악한다. 레이더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전파를 이용하는 것이 차이다. 라이다는 날씨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한 점이, 레이더는 낮은 해상도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한빈 대표는 "라이다는 현존 센서 중 가장 정확도가 높다"며 "물론 라이다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반면 레이더는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라이다 센서의 높은 가격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면 가격도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아이폰에 탑재되는 라이다가 개당 7-8만원이며, 아우디에 탑재되는 라이다가 개당 100만원 정도다"며 "내년부터 자율주행 레벨3 양산이 시작된다. 대량생산이 이뤄진다면 가격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라이다의 또 다른 대체재도 가능할까. 

이 대표는 이미지 레이더가 라이다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고해상도 4차원(4D) 이미지 레이더는 사물을 3차원 형태로 인식한다. 레이더에 카메라를 붙여 정확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미지 레이더는 라이다처럼 3D 데이터를 뽑아내는 것"이라며 "더 발전한 레이더가 나온다면 눈⋅비에 취약한 라이다의 단점을 보완한 대체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고해상도 레이더' 개발 스타트업인 알베이(Arbe)는 올해 4D 이미지 레이더 양산 적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알베이는 지난 2019년 현대차⋅SK텔레콤⋅한화자산운용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의 특성 차이./에스오에스랩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의 특성 차이./자료=에스오에스랩

서울로보틱스는 3D 컴퓨터 비전 소프트웨어 기술 스타트업이다. 이한빈 대표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이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은 유다시티(Udacity) 프로그램에서 만나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유다시티는 구글⋅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 현장 전문가가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취업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AI(인공지능)⋅자율주행 코딩을 보급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에서 정확성은 안전성과 직결된다. 뛰어난 호환성과 정확성이 자율주행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강점을 살려 나스닥 시장에 이름을 거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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