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링크(Starlink)' 내년 상용화 목표
한화시스템, 사업 육성에 3년간 5000억원 투자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달에만 총 240대의 소형 위성을 쏘아올렸다.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Starlink Project)'를 위해서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500~1200km 저궤도 상공에 소형 위성 1만여개를 설치해 전 지구적 무선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론 머스크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스타링크 통신 서비스 속도를 올 연말까지 2배로 늘리고, 내년까지 글로벌 상용화에 나서겠다 밝혔다. 


왜 저궤도 위성(LEO) 통신인가

저궤도 위성통신 구조. /자료=ETRI
저궤도 위성통신 구조. /자료=ETRI 기술 동향 보고서

위성통신에 사용되는 위성의 종류는 고도에 따라 ▲저궤도 위성(LEO, Low Earth Orbit), ▲중궤도 위성(MEO, Medium Earth Orbit), ▲정지궤도 위성(Geostationary Earth Orbit)으로 구분된다. 각각 고도 500~2000km, 5000~12000km, 35800km 상공에 설치돼 통신, GPS, 기상 분야 등에 활용되는 중이다. 

이중 저궤도 위성은 정지궤도 위성에 비해 낮은 상공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통신 지연을 가진다. 위성으로부터 지구 표면까지 전파가 도달하는 시간이 약 20밀리세컨드 수준으로 그만큼 빠른 통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링크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속도는 50~150Mbps 수준이다. 인터넷 체감 속도를 측정하는 우클라(Ookl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우리나라의 모바일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21Mbps, 전세계 평균 속도는 약 40Mbps였다. 

스타링크(Starlink)의 위성통신 안테나. /사진=스타링크
스타링크(Starlink)의 위성통신 안테나. /사진=스타링크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 "올해 중순쯤 통신 속도가 현재의 2배인 초당 300MB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2020년대 중반까지 저궤도 소형 위성을 약 1만2000개 쏘아올려 1Gbps 수준의 인터넷 속도를 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스페이스X는 약 1300여개 위성을 우주로 보냈다. 

이에 대해 한 통신 솔루션 업체 대표는 "현재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인터넷 속도는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도심 외곽 지역이나 오지 등에 통신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 위성 통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계 기관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전세계 인터넷 보급률은 50% 내외 정도다. 광케이블을 설치해 브로드밴드를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성 통신을 활용할 경우 위성의 전파를 받을 수 있는 단말기만 있으면 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1만여명이 시범 사용 중인 스타링크 또한 송수신 안테나와 라우터를 설치하면 별다른 설정 없이 바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서비스 사용료는 초기 설치 비용 499달러, 월 사용료 99달러다. 


항공 기술 발전이 촉매제 돼...시장서 주목 시작 

소형 위성 시장 전망. /자료=Morgan Stanley, Euroconsult
소형 위성 시장 전망. /자료=Morgan Stanley, Euroconsult, 한화시스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전세계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2040년 3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저궤도 위성 통신서비스는 기존 정지궤도 위성 통신 대비 4배 성장률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기술 발전에 따른 통신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 기술 발전에 따른 위성 발전체 부품 소형화, 비용 감소 등의 요인이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60개의 통신위성을 발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의 1단계 추진체는 9번째 재활용되었다. 스페이스X는 지상단말용 안테나 또한 저가 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위한 위성 발사체를 발사 중이다. /사진=스페이스X Flicker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위한 위성 발사체를 발사 중이다. /사진=스페이스X Flicker

글로벌 통신 솔루션 전문가는 이와 같은 산업적 흐름에 대해 "위성통신 기술은 기존에도 이미 잘 활용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로켓 분야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들 또한 위성통신 사업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은 기존 위성통신 사업자인 텔레셋(Teleset)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의 화웨이 또한 지난 2018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6G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판 스페이스X' 나올까?

국내에서는 한화시스템이 최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에 뛰어들 것임을 밝혔다. 방위산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던 이 회사는 향후 3년 간 위성통신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20년 간 군 위성통신체계 개발에 참여하며 확보한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2023년까지 통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5년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페이저솔루션의 위성 안테나 ▲고성능 ASIC 장착 ▲두께 3cm 이하 초박형 구조 ▲모듈 구조로 고객 및 애플리케이션별 맞춤형 공급 가능. /사진=한화시스템
페이저솔루션의 위성 안테나 ▲고성능 ASIC 장착 ▲두께 3cm 이하 초박형 구조 ▲모듈 구조로 고객 및 애플리케이션별 맞춤형 공급 가능.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이를 위해 작년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Phasorsolution)을 인수했다. 페이저솔루션은 ASIC(주문형반도체)를 기반으로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를 개발하는 기술 벤처 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안테나 반도체 기술과 고성능 위성통신 안테나를 개발 중이다.

미국의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Kymeta)에는 약 3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이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카이메타의 한국 시장 독점 판권을 확보한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안테나와 모뎀이 통합된 플러그 앤 플레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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