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파운드리 사업 철수 이후 3년만에 복귀
자회사 신설해 CPU 사업과는 분리
22조원 투자해 애리조나에 2개 공장 건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을 전담할 자회사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도 신설했다. 

최근 기술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산업 ‘리쇼어링(제조업 유턴)’이 강조됨에 따라 신설 공장은 애리조나주에 건설할 계획이다.

인텔 오코틸로 팹./사진=인텔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23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파운드리 본격화 계획을 발표하고 "EUV(극자외선) 활용률을 높여 3nm(나노미터) 공정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과거에도 일부 팹을 활용해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했으나 2018년 연말 사업에서 철수했다. TSMC⋅글로벌파운드리 등 전문업체에 비해 경쟁력도 높지 않았던 데다, CPU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를 본격화하고 새로운 종합 IDM(종합반도체업체)으로 거듭나는 이번 계획을 'IDM 2.0'으로 명명했다. 이번 발표는 인텔이 삼성전자⋅TSMC 파운드리 위탁 생산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본격화 선언은 파운드리 수요 증가⋅제조 공급망 변화에 따른 대응이다. 

겔싱어 CEO는 2025년 파운드리 시장을 1000억달러(약 113조260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가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며 "클라우드⋅엣지 등 실시간 연결성이 중요해지면서 파운드리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대응은 공격적 투자다. 인텔은 새로운 팹 건설을 위해 200억달러(약22조65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인텔은 애리조나주 오코틸로 기존 부지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 인텔이 운영 중인 공장은 애리조나⋅뉴멕시코⋅오리건⋅메사추세츠 총 4곳이다.   

인텔은 올 2분기에 7nm 기반 CPU(코드네임, 메테오 레이크)의 컴퓨트 타일이 테이프-인(Tape-in)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사업은 자회사 IFS가 담당한다. IFS 초대 대표는 현 인텔 수석부사장인 랜드히르 타쿠르가 맡는다.

겔싱어 CEO는 "7nm 이상 노드에서 지난 3분기 동안 공정 개선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결국 EUV 캐파가 중요하기 때문에 적극 투자해 데이터센터 제품에서 좋은 결실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공급망 변화에 따른 대응 측면도 있다. 미 외교전문지 FP ANALYTICS는 지난 2월 'Semiconductors and the U.S.-China Innovation Race(반도체와 미중 혁신 경쟁)' 특별보고서에서 대만이 미중 무역 분쟁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는 미국 팹리스 기업들이 대부분 동아시아 파운드리 업체들을 이용하고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향후 공급망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설계에 치우친 자국 반도체 산업 균형을 위해 파운드리 공장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인텔 외에도 TSMC⋅삼성전자⋅글로벌파운드리가 2024년까지 미국 내 새 공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겔싱어 CEO는 "미국⋅유럽에서 파운드리 공급망 균형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며 "디지털화로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텔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IDM 2.0이 어떻게 인텔의 새 리더십으로 이어질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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