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다인⋅발레오 고정형 라이다 개발
근거리⋅장거리 혼용전략 추진
국내 업체도 근거리 라이다 개발

자율주행 라이다(LiDAR) 업체들이 근거리용 '솔리드스테이트(Solid State) 라이다' 개발에 나서고 있다. 벨로다인⋅발레오등 기존 회전형 라이다 업체들이 근거리 라이다 개발 계획을 내놓았고, 관련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근거리 라이다는 회전체 없이 카메라 플래시처럼 전방으로 빛을 조사해 이미지를 인식한다. 가까운 전방 탐지에 근거리 라이다를 적용하고, 중⋅장거리에는 기존 회전형 스캐닝 라이다를 혼용 배치하면 라이다 도입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센스(RoboSense)는&nbsp;세계에서&nbsp;가장&nbsp;작은&nbsp;MEMS&nbsp;기반&nbsp;스마트&nbsp;라이다&nbsp;센서&nbsp;반도체&nbsp;시스템인&nbsp;RS-LiDAR-M1을&nbsp;선보였다./자일링스<br>
로보센스(RoboSense) 라이다 센서 이미지./사진=자일링스

근거리⋅장거리 라이다 혼용전략

자율주행 솔루션 시장은 크게 카메라 진영과 라이다 진영으로 나뉜다. 자율주행에서 라이다 기술을 필수로 보는 구글 웨이모 진영과 라이다 대신 복수의 카메라와 수많은 센서⋅레이더를 이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테슬라 진영이 있다. (KIPOST 2021년 1월 22일자<자율주행, 라이다 꼭 필요한가...전문가 말 들어보니>참조).

라이다는 빛이 물체에 닿았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빛을 이용해 고해상도 3차원 거리 정보를 취득할 수 있지만 높은 가격이 라이다 상용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라이다 업체들이 근거리 고정형 라이다를 개발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이유다.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Valeo)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단계별로 장거리 라이다⋅근거리 라이다를 혼용 배치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굳이 회전형 라이다를 통해 360도 스캐닝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플래시 타입 고정형 라이다로 대체해 가격을 낮추고, 실용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현우 국민대 자동차IT융합대학 연구원은 "단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연구목적에서는 비싼 라이다 하나로 근거리⋅장거리 모두 커버하는 고사양 제품을 만드는데 상용화에는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발레오가 발표한 장거리 라이다⋅근거리 라이다 혼용배치전략./자료=발레오

벨로다인 역시 'CES(북미소비자가전박람회) 2021'에서 100달러(약 11만 2000원) 고정형 라이다를 선보였다. 360도 관측이 가능하던 기존 라이다 센서의 시야각을 좁히고 성능을 낮춘 대신 가격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현민 시그봇 대표는 "스캐닝(회전형) 라이다의 경우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가격은 높은 단점이 있다"며 "단거리 전방 주시로만 쓰이는 근거리 라이다는 굳이 가격을 높이면서 화각을 넓힐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근거리 고정형 라이다 개발로 라이다 가격이 낮아진다면 테슬라 진영의 초음파 센서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는 근거리 센서로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활용한다. 초음파 센서는 8m의 근거리에 위치한 차와 차 간 거리⋅장애물을 탐지에 활용된다. 하지만 음파로 인지하다 보니 라이다 센서보다 인지 속도가 느리고, 주변 환경에 취약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테슬라의 카메라 및 센서 사용 현황./자료=시그봇

이상진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원은 "초음파 센서는 음파를 사용하다 보니, 라이다 센서가 사용하는 레이저보다 반응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며 "음파의 특성상 공기⋅습도⋅온도 미세먼지 등에 쉽게 영향을 받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그봇, 새로운 차원의 근거리 라이다 센서 개발

국내에서도 근거리 라이다 양산에 나선 업체가 있다. 국내 스타트업 시그봇은 고정형 소형 라이다를 개발해 양산했다.

하나의 라이다(LiDAR)로 2D⋅3D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해 가격은 낮추고, 사물 인식의 정교함은 높였다. 시그봇 측은 2D의 경우 최소 50m 장거리 인식이 가능하며, 3D는 20-30m의 근거리에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형태로 전망한다. 이현민 시그봇 대표는 “솔리드 스테이트 방식으로 작동해 진동⋅발열 더 탄력적이다”며 “ToF(비행시간차) 센서 모듈을 사용하는 고정형 라이다로 기존 단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시그봇 측은 자율주행 시장이 본격화되면 근거리 라이다⋅초음파 센서 시장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대표는 "초음파 센서는 물체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지 물체의 형태를 정교하게 판단할 수 없다"며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8개 정도의 라이다로 대체하면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면서도 수집되는 데이터의 질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라이다업체들이 로봇용 라이다⋅근거리 라이다를 개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라이다에 대한 과열된 관심이 숨고르기 하면서 실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수 있는 실용적 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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