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에 AI 적용
"충전 효율 높이고, 인체 영향 최소화"
스마트팩토리 내 기기들부터 상용화

현재 널리 쓰이는 ‘Qi(치)’ 표준 무선충전은 유선에 비하면 편리하지만 단점도 많다. 충전 패드 위 정확한 위치에 기기를 올려야 하고, 한번에 여러 기기를 충전할 수도 없다.

스카이칩스는 이 같은 무선충전 한계를 뛰어넘는 자기공명 충전기술에 AI(인공지능) 기술 결합을 시도하는 업체다.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이용한 무선충전기술./사진=ossia

기존에도 원거리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들이 있었다. 지난 2017년 비접촉식 무선충전기술인 코타(Cota) 시스템을 선보인 미국 스타트업 오시아(Ossia)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무선충전 시스템에 AI 기술을 접목한 것은 스카이칩스가 처음이다. 지능형 빔포밍 기술을 이용해 송신기가 기기 위치를 감지 후, 빔을 정확한 위치에 전송한다.  전력효율은 최대화하고, 무선 충전의 문제로 지적돼 온 인체 유해성은 최소화했다. 

원거리 무선 충전 상용화에 AI 기술이 왜 중요한지 이강윤 스카이칩스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 봤다.

AI로 원거리 무선충전 현실화
    
원거리 무선 충전의 핵심은 송신부⋅수신부 간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주고받느냐다. 송신기가 무선 충전 빔을 전송하면, 수신기는 빔을 받아들여 전자기기를 충전한다. 기존 무선 충전은 전자기기를 충전 패드에 올려 둬야 했지만 스카이칩스의 무선충전 시스템은 충전부와 전자기기 등이 최대 5m까지 떨어져도 충전할 수 있다.

문제는 전자기기를 보유한 사람의 움직임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AI 기술을 접목할 경우 송신기가 미리 전자기기 인지능력을 학습한 뒤, 수신자의 위치를 스스로 감지하고 정확한 위치에 빔을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송신기가 기기 위치 감지에 에너지 소모를 덜 할 수 있어 전력 전송 효율도 극대화된다. 

지능형 빔포밍 관련 설명./자료=스카이칩스

이강윤 스카이칩스 대표는 "AI가 사용자 위치를 미리 학습했다면 바로 최적의 위치로 빔을 전송할 수 있다"며 "위치 파악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면 안 되기 때문에 저전력 설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카이칩스의 무선통신 기술은 100mW(마이크로와트)로 파워캐스트⋅오시아 등 타사 대비 100분의 1의 저전력으로 통신할 수 있다.

빔을 샤프하게 제어하는 기술도 구현했다. 기존 원거리 무선 충전은 송신기와 기기 사이에 사람이 있다면 빔을 중단하거나, 전력을 줄여야 했다. 인체 유해성 논란도 있는 데다, 충전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강윤 대표는 "빔을 샤프하게 제어한다면 사람을 감지한 뒤 살짝 비켜 있는 쪽으로 빔을 전송할 수 있다"며 "AI 기반 알고리즘과 빔을 샤프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결합해 장애물⋅인체 감지 시 회피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스카이칩스의 원거리 무선 충전 기술의  2.4 GHz(기가헤르츠)⋅5.8 GHz 의 이중대역을 활용한다. 2.4 GHz⋅5.8 GHz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주파수 대역인 ISM(Industry-Science-Medical) 밴드 대역이다. ISM 대역은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비면허 대역으로 지정한 주파수 대역으로 산업⋅과학⋅의료 목적으로 사용하자는 주파수 대역이다. 

ISM 밴드 대역 설명./자료=위키피디아

조종완 스카이칩스 책임연구원은 "기존 제품들은 2.4 GHz⋅5.8 GHz⋅915MHz 중 한 주파수만 지원했다"며 "이중대역을 활용해 동시에 주파수 송수신이 가능해 에너지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력 전압 범위 역시 -20~30dBm로 낮은 전력까지 받을 수 있다. dBm은 mW 단위의 전력을 dB 스케일로 나타낸 단위다. 30dBm이 1W다. 이강윤 대표는 "기존에는 30dBm정도의 큰 전압만 받을 수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지면 전력을 받을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며 "1w정도의 큰 전력뿐 아니라 상당히 낮은 전력까지 수신기가 받을 수 있어 원거리 충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스마트 팩토리부터 상용화 전망

스카이칩스는 스마트팩토리⋅IoT (사물인터넷) 기기에 우선적으로 원거리 무선충전 시스템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인체 유해성 검증이 필요하지 않은 완전 무인 환경의 스마트팩토리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카이칩스는 대형마트 ESL(전자가격표시기) 등 가격표 등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자태그들에도 원거리 무선충전 시스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강윤 대표는 "올 하반기에 스마트팩토리⋅대형마트 들에 실증 PoC(Proof-of-Concept)가 계획돼 있다"며 "이후에는 스마트폰⋅드론⋅로봇 등 배터리가 장착된 모든 IT 기기에 원거리 무선 충전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칩스 기술 적용 분야./자료=스카이칩스

스카이칩스는 2019년 설립된 AI 기반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RF(무선주파수) 솔루션⋅파워 솔루션에 AI 기술을 결합한 것이 강점이다. 이강윤 대표는 1998년 서울대학교 집적시스템 연구실 선후배들이 모여서 설립한 RFIC IP 전문 팹리스 회사의 창립 멤버로 제품 설계 및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모바일 IoT 디바이스⋅가전제품용 RF 칩셋⋅전력용 반도체와 이를 접목한 RF 무선 전력 전송 반도체 설계⋅고속 데이터 통신용 5G RF 칩셋 개발에 주력한다.

이강윤 대표는 "굉장히 많은 센서들이 있는데 미래에는 수많은 센서를 사람이 교체할 필요가 없는 시장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며 "전력용 반도체와 RFIC에 AI 반도체를 결합하는 분야가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은 동시에 우리가 상용화를 이끌고 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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