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작년부터 레이저 장비 투입 중
생산성·수율 금형 방식 대비 우수

이차전지 제조 공정 가운데 양·음극판을 원하는 모양대로 잘라내는 노칭(Notching) 공정이 기존 금형 방식에서 레이저 커팅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레이저 설비가 가격은 비싸지만, 생산성이 높고 수율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신설 라인엔 금형 아닌 레이저로...공정 변화 중인 셀 업체들

이차전지 제조 공정 프로세스. /자료=SK이노베이션
이차전지 제조 공정 프로세스. /자료=SK이노베이션

그동안 금형 방식으로 노칭 설비를 구성해 온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는 신설 라인에 레이저 설비 도입을 시작했고, 종전 양산 라인도 순차적으로 레이저 설비로 교체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충북 오창 공장에 선제적으로 장비를 도입했다. 이어 삼성SDI도 작년 9월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신설라인에 레이저 노칭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배터리 셀 업계 관계자는 “프레스(금형) 방식은 곧 수명을 다할 것”이라며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레이저 노칭 방식이 금형 방식보다 훨씬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기존의 배터리 노칭 공정은 금속 칼날을 이용해 극판을 잘라내는 금형 방식을 선택해왔다. 

배터리 제조공정은 크게 ▲전극공정 ▲조립공정 ▲화성공정으로 나뉜다. 전극공정에서는 구리와 알루미늄 박 위에 활물질 등을 얹어 전극 극판을 만든다. 이후 조립공정에서는 극판을 실제 배터리 용도에 따라 조립하고, 화성공정에서는 전압 및 전류 충·방전을 통해 배터리 셀을 활성화시키는 작업이 진행된다. 

노칭은 조립공정 첫 단계에 해당한다. 전극공정 중 슬리팅(Slitting) 작업을 통해 1차적으로 절단된 극판을 실제 배터리 셀 모양에 맞춰 따내는 작업이다. ‘프레스 방식’이라고도 불리는 기존의 금형 노칭 방식은 파단이 많이 생기고, 절단 이물질로 인해 자주 칼날을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 배터리 장비 업체 관계자는 “레이저 노칭 장비 기술이 어느 정도 검증되면 앞으로 공급 물량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칼날보다 레이저인 이유 

이차전지 극판 롤. /자료=Wardsauto
이차전지 극판 롤. /자료=Wardsauto

레이저 노칭은 금형 방식 대비 장비 가격이 비싸지만 ▲수율 개선 ▲비용 효율 ▲생산성 향상 등의 장점이 명확하다. 

 

①수율 개선

우선 수율 개선 측면에서 칼날이 아닌 레이저를 사용하면 양·음극 탭을 보다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 절단면이 고르게 잘리지 못하고 비균일하게 남아 발생하는 파단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극(금속박+활물질) 두께가 두꺼워지고 있다. 금속박에 올라가는 활물질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절단 시 파단 발생은 더욱 불가피하다. 향후 배터리 전극이 두꺼워진다면 수율 개선 측면에서 금형보다는 레이저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②비용 효율

레이저 노칭 장비는 일반적으로 기존 금형 장비보다 두 배 가량 비싸다. 삼성SDI 측에 레이저 장비를 공급하는 필옵틱스의 경우, 장비당 가격이 3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지보수 비용을 고려한 장기적 관점에서는 둘의 차이가 미미하거나 금형 장비 사용비가 오히려 레이저 장비 쪽보다 높다는 게 장비업계 설명이다. 

특히 프레스 장비는 부품 교체 주기가 레이저 장비보다 훨씬 짧다. 레이저 노칭 장비는 보통 1년 반을 사용하면 새로운 레이저 소스를 장착해야 한다. 그러나 금형 방식은 칼날 교체에만 연간 수백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또 모듈 및 부품 교체 시간도 프레스 장비 쪽이 레이저 장비보다 10배 가량 더 소요된다. 한 장비 업체 임원은 “프레스 장비는 내부 부품 교체에 만 하루가 걸리지만 레이저 장비는 2시간이면 레이저 소스를 새로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생산한 배터리 셀. /사진=LG화학
LG화학이 생산한 배터리 셀. /사진=LG화학

③생산성 향상

결과적으로 레이저 노칭 방식은 기존의 금형 방식보다 생산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레이저 장비 업계는 레이저 노칭을 도입할 경우, 기존 금형 장비 대비 설비가동률이 5%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는 상황에서 생산성 문제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이 신설 라인에 레이저 노칭 장비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것 또한 이 같은 이유에서다.  

레이저 노칭 공정 변화와 관련해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은 어느 제조업이든 매번 고민하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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