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폴더블 출하량 900만대 안팎
기술적으로도 노트 수요 완전 흡수 힘들어

삼성전자가 매년 하반기 출시해온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갤럭시노트 단종설이 나온 건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21(가칭)’ 1종에 디지타이저를 삽입키로 하면서다(KIPOST 2020년 8월 20일자 <폴더블 스마트폰이 갤럭시노트를 대체하기 위해 남은 과제> 참조).

그러나 현재까지는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차기 모델을 출시할 가능성이 더 높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 /사진=삼성전자

“폴더블 판매량, 갤럭시노트 대체하기 어려울 것”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내년 경영계획상 갤럭시노트 출시는 예정돼 있다”며 “향후 바뀔 여지도 있으나 아직 단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에 디지타이저를 삽입키로 결정했을 때만 해도 갤럭시노트 단종은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디지타이저는 S펜 인식을 위해 패널 뒤에 삽입하는 인쇄회로기판(PCB)이다. 갤럭시S21에서 S펜을 사용하게 된다면, 굳이 하반기에 갤럭시노트를 따로 출시할 필요가 없다는 게 당시 업계 판단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내년에 S펜이 달린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를 모두 내놓기로 한 건, 갤럭시노트 신모델 없이는 하반기 플래그십 수요를 모두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년에 삼성전자는 총 900만대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화면이 옆으로 접히는 ‘갤럭시Z 폴드’ 시리즈와, 아래위로 접히는 ‘갤럭시Z 플립’을 합쳐서다. 두 모델 모두 3분기에 출시된다.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독일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폴더블 스마트폰은 워낙 고가인데다, 아직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박막유리(UTG) 생산능력 제한 탓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 UTG 생산능력은 연말쯤 월 1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연초 월 50만개 수준과 비교하면 두배로 늘었지만, 아직 생산량 한계는 뚜렷하다.

만약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폴더블 시리즈 외에 다른 플래그십을 출시하지 않는다면, 판매량은 최대 900만대로 제한되는 셈이다.

이에 비해 갤럭시노트는 많이 줄었다 해도 연간 1000만대 정도 판매된다. 출하량만 놓고 보더라도 갤럭시노트를 폴더블 시리즈가 완전 대체하기는 약간 부족하다. 향후 폴더블 출하량이 최소 1000만대 이상으로 늘고, 가격 역시 갤럭시노트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내려와야 두 모델간 대체가 가능한 셈이다.

 

UTG가 S펜 필압을 버틸 수 있을까

 

이 같은 마케팅 측면의 고려 외에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를 단종시킬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아직 갤럭시Z 폴드에 S펜을 넣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갤럭시Z 폴드에 S펜을 넣으려면 최외곽의 보호필름(PET+하드코팅)과 그 아래 UTG의 내구성이 받쳐 줘야 한다. 

특히 S펜은 필압(눌러쓰는 힘)에 따라 획 굵기를 결정하는 방식이라 강도가 취약한 UTG가 버텨내기 더 어렵다. 갤럭시노트는 강화유리가 S펜의 필압을 가장 바깥에서 버텨주기 때문에 강하게 눌러 써도 내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삼성전자와삼성디스플레이는 UTG 두께를 늘려 필압을 이겨내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나, UTG 두께를 키우면 폴더블 OLED의 곡률반경도 덩달아 커질 수 밖에 없다. OLED 곡률반경을 키우면 기기 전체 두께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적합한 대안은 아니다.

S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면 뒤에 이를 인식하는 디지타이저가 위치해야 한다. 현재는 디지타이저의 폴딩 20만회 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자료=삼성전자
S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면 뒤에 이를 인식하는 디지타이저가 위치해야 한다. 현재는 디지타이저의 폴딩 20만회 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자료=삼성전자

여기에 S펜 인식을 위한 디지타이저의 내구성 역시 아직은 확보하지 못했다. 디지타이저가 OLED 모듈 뒤에 위치하는 만큼, 디지타이저도 얇으면서 반복된 굽힘에 강해야 한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대표는 “삼성전자가 아직 디지타이저 굽힘 내구성 20만회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디지타이저와 UTG 강성 어느 하나라도 확보하지 못하면 폴더블이 갤럭시노트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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