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소비 확산 덕에 마케팅 비용 감소한 듯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둔화

삼성전자가 3분기 IM(스마트폰)⋅CE(소비자 가전) 등 세트 사업 호조 덕분에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보편화 된 ‘언택트(비대면)’ 소비 행태 덕에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부진하겠으나 IM⋅CE와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이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45%, 영업이익은 58.1%씩 늘어난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50.92%씩 크게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이처럼 높은 실적 전망치를 내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업계서는 IM과 CE 등 세트 사업부문의 이익률 향상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것으로 풀이한다. 통상 세트 사업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독려를 위해 지급하는 마케팅 비용 비중이 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지출한 규모만 11조원이 넘는다.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수록 이익률은 증가하는 구조다.

이전에는 경쟁사 대비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 절감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탓에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거나,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온라인 구매로 전환됐다. 온라인 구매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마케팅 비용이 덜 든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거에는 양판점에 방문 해서 세일즈맨의 설명에 좌우되는 측면이 많았지만,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본인이 정보를 수집하고 구매할 제품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을 4조원 중반으로 추정한다. 

같은 세트 사업인 CE 부문 역시 마케팅비를 줄이면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IM과 CE 모두 2분기 코로나19 탓에 억눌렸던 수요가 터져 나오면서 수요 측면에서의 기여도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8000만대 안팎으로, 전 분기 대비 40% 치솟았다. 

반도체(DS) 부문 실적은 2분기(영업이익 5조4300억원)와 비슷한 5조원 초중반대로 추정된다. 서버용 D램 가격이 하락했으나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앞서 반도체 물량을 긴급 발주한 게 실적을 견인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4000억~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에는 애플 보상금을 수령하면서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일회성 이익 없이 흑자를 이뤄냈다.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 생산라인인 탕정 A3는 가동률 93%(DSCC 추정)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애플 아이폰 향(向) OLED 매출이 반영되면서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빔 프로젝터.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출시한 빔 프로젝터. /사진=삼성전자

증권 업계는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둔화되면서 DS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까지 반도체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전·모바일 부문 개선으로 하반기에 안정적으로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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