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 하반기 3나노 대량양산... 2나노로 나노시트 및 나노와이어 GAA 모두 검토 중
인텔 따라 '브릿지' 삽입해 차세대 후공정 비용 절감... 6나노 RF 공정 추가 등

TSMC 전경. /TSMC 제공
TSMC 전경. /TSMC 제공

TSMC가 내후년 하반기 3나노 공정의 대량양산(HVM)을 시작한다. 그때까지 5나노 공정 생산용량은 현재의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자동차·사물인터넷(IoT)·무선통신(RF) 등 분야별 특수 공정을 추가했고, 차세대 후공정 선택폭도 넓혔다.

 

3나노, 이어 2나노 아래까지

TSMC는 내년 3나노 공정의 위험생산을 시작하고, 이듬해인 2022년 하반기 대량양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TSMC의 3나노 공정은 5나노 공정(N5 V1.0) 대비 밀도는 1.7배, 성능은 15% 높고 전력소모량은 30% 적다. 

회사는 그 전까지 5나노 공정의 생산용량(Capacity)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다. N5 공정은 팹18(Fab18)에서 진행되며, 지난 2분기 대량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TSMC의 전체 5나노 생산 용량은 300㎜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5만장으로 추정되며, 2세대 5나노 공정의 대량 양산은 내년이다.

TSMC는 최근 열린 ‘TSMC 기술 심포지엄(Technology Symposium)’에서 노드 간 성능·전력·면적(PPA) 지표를 설명하기 위해 Arm의 A72 코어와 A78 코어를 각 공정에서 생산한 결과를 비교했다. 

 

Arm A72 코어를 각 공정(N3, N5, N6, N7)에서 생산한 결과./TSMC
Arm A72 코어를 각 공정(N3, N5, N6, N7)에서 생산한 결과./TSMC

3나노와 함께 4나노 공정도 추가된다. 4나노 공정은 기존 N5와 설계자산(IP)을 공유하는 파생 공정으로, 내후년 상반기 대량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KIPOST에서도 다뤘듯, TSMC는 3나노 공정까지 현재의 핀펫(FinFET) 구조를 유지한다. 계획대로라면 2나노 공정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극자외선(EUV) 기술을 7나노 2세대 공정부터 도입했던 걸 감안하면 상황에 따라 2나노 2세대 공정에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나노 시트 기반 GAA와 나노 와이어 기반 GAA를 모두 개발 중이지만, 이날 제시한 자료는 나노 시트 기반 GAA였다.

3나노에서 핀펫을 적용하기 위해 이 회사는 게이트와 소스·드레인 사이에 유전체와 함께 공기(Air)가 찬 빈 공간(Gap)을 만들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D램 기술 개발을 위해 절연막 내부에 에어갭을 넣었듯, 이를 로직 공정에 도입해 기생 정전용량을 줄이는 식이다. 아직 핀 높이와 종횡비는 해결하지 못했다.

 

후공정,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전공정의 성능 개선 폭이 점차 좁아지면서 전공정 장비를 활용하는 차세대 후공정 기술로 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투자 여력이 부족한 OSAT 업체가 아닌 파운드리 업체가 후공정까지 진행하게 됐다.

선도에 있는 건 TSMC다. 이 회사는 10여년 전부터 후공정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두께를 줄여야한다는 애플의 요구에 인포(InFO) 기술로 신속하게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2위였던 삼성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TSMC는 파운드리 업체 중 가장 많은 후공정 옵션을 제공한다. 다만 파운드리 업체가 제공하는 후공정은 단가가 비싸다. 전공정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기술 자체가 가격보다 성능을 염두에 두는 고객들을 두고 개발됐기 때문이다. 

TSMC의 인포와 CoWoS(Chip-on-Wafer-on-Substrate)만 하더라도 장당 백수십 달러에 달하는 실리콘 인터포저(Si Interposer)를 쓴다. 실리콘 인터포저는 여러 칩을 서로 연결하는 기판 재료로 쓰인다. 실리콘 웨이퍼와 물성이 같아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재배선층(RDL)의 선폭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인포(InFO)과 CoWoS를 합친 InFO_oS와 인포 기술에 실리콘인터포저 대신 로직 공정 기반 브릿지를 삽입한 인포LSI./TSMC
인포(InFO)과 CoWoS를 합친 InFO_oS와 인포 기술에 실리콘인터포저 대신 로직 공정 기반 브릿지를 삽입한 인포LSI./TSMC

TSMC는 이번 행사에서 실리콘 인터포저 대신 로직 공정에서 생산되는 브릿지(Bridge)로 두 칩을 연결하는 CoWoS-L 기술과 InFO-L 기술을 선보였다. 이 브릿지는 인텔의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와 비슷한 개념으로, RDL이나 값싼 유기 기판에 손톱만한 칩을 넣어 두 개의 반도체 다이(die)를 연결한다. 

정확한 위치에 실장되어야 해 기술 난이도는 높지만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는 제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RDL의 선폭을 줄여 입출력(I/O) 범프를 더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기존 패키지보다 성능은 좋고, 가격은 싼 선택지가 나온 셈이다.

InFO-L은 내년 초 고객사의 인증을 받는다. 내년 안에 이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패키지가 나온다는 뜻이다. CoWoS-L은 현재 로직 다이 1개와 고대역폭메모리(HBM2E) 4개를 적용한 패키지로 생산에 돌입했으며, 내년 2분기 로직 다이 3개, HBM2E 8개를 담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레티클(Reticle) 사이즈를 늘릴 계획이다.

 

RF도 6나노로... IoT용 12나노 신규 공정 추가

모든 반도체 업체들이 최첨단 공정을 원하는 건 아니다. 첨단 공정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일부 반도체의 경우 만족할만한 성능과 전력소모량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는 다양한 고객사의 입맛에 맞춰 공정을 늘려야한다.

 

TSMC가 제공하는 특수 공정들. 이 회사는 270여개의 특수 공정을 제공한다./TSMC

TSMC가 이번에 방점을 찍은 건 RF와 IoT다. 기존 임베디드 플래시 메모리(eFlash)를 대체할 자기저항메모리(MRAM), 저항메모리(RRAM)도 자동차 설계 플랫폼에 통합한다. 

RF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공정에서는 주로 이동통신 인프라에 들어가는 실리콘(Si) 기반 반도체가 만들어진다. 특히 전력 소모량과 잡음 계수(NF)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정 개발이 쉽지 않다. 현재 메인 RF CMOS 공정은 28나노와 16나노다.

TSMC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6나노 RF 공정인 N6RF를 출시했다. 내년 2분기 각종 도구가 담긴 설계 키트(Ver 0.1)를 제공할 예정으로, 밀리미터파(mmWAVE)나 100㎓ 이상 주파수 대역을 쓰는 5G 차세대 버전에 활용할 수 있는 RF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TSMC의 RF CMOS 공정들./TSMC

이와 함께 회사는 IoT용 초저전력 공정인 N12e 공정도 발표했다. 이전 세대 초저전력 공정이 28나노 공정을 축소한 22나노 공정(N22ULL)이었다면, N12e 공정은 16나노 핀펫(N16FFC)의 축소 버전이다. 

단순히 전력소모량만 증가시킨 게 아니라, 인공지능(AI)이 결합된 AIoT 제품 개발의 가속화를 감안해 성능도 높였다. 기존 N22ULL 공정과 비교하면 전력 소모량은 절반에 불과한 반면 성능은 50% 높다.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꼽히는 M램과 R램 기술은 각각 차량용 반도체와 IoT에 쓰이게 된다. R램은 이미 양산 준비를 마쳐 2분기 여러 고객사에게 주문을 받았고, M램은 연내 자동차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기존 임베디드 플래시(eFlash) 메모리는 셀 간 간섭현상으로 데이터 저장 과정 중에 오류 현상(터널링 효과)이 발생하기 때문에 28나노가 한계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서는 3차원(3D) 구조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렇다고 칩에 내장되는 eFlash에 이 구조를 도입하기엔 비용 문제가 크다.

TSMC는 M램과 R램을 eFlash의 대체재로 꼽았다. 둘 모두 금속 층에 내장돼있고, eFlash와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 소형화에 유리하다. 

TSMC 협력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체는 선도 공정 기술 개발은 물론 여러 특수 공정, 나아가 후공정까지 개발해야 다양한 고객사에 대응할 수 있다”며 “TSMC는 구식 팹을 특수 반도체 생산에 맞게 재구성해 여러 특수 공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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