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애플아케이드 등 서비스 묶어 할인
할인폭 월 2~5달러 전망
서비스 부문 매출 분기 130억달러로 성장

애플이 애플뮤직(음원 스트리밍)⋅애플아케이드(클라우드 게임) 등 구독 콘텐츠를 묶어 할인을 제공하는 번들형 서비스를 출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인구의 콘텐츠 소비량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에 가입자를 크게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콘텐츠 서비스 부문은 애플의 사업 분야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해 약 500억달러(약 59조2250억원) 규모 비즈니스로 확장됐다.

팀 쿡 애플 CEO가 '애플TV+'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팀 쿡 애플 CEO가 '애플TV+'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애플, ‘애플 원(Apple one)’ 출시 예정

 

로이터는 13일 애플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오는 10월 초 ‘애플 원(Apple one)’이라는 번들형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원은 가격별로 여러 콘텐츠 서비스를 묶음 구독할 수 있는 모델이다. 베이직 플랜은 애플뮤직과 애플TV+를, 이보다 비싼 등급은 애플아케이드를 추가할 수 있다. 한 단계씩 구독료가 올라갈수록 애플뉴스+와 아이클라우드 용량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의 월 구독료는 9.99달러다. 애플TV+도 9.99달러인데, 애플 원 서비스로는 둘을 합친 19.98달러 대비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할인폭은 가격대별로 월 2~5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입장에서는 이미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소비자가 구독 콘텐츠를 더 늘리도록 손쉽게 유도할 수 있다. 애플은 애플 원 패키지를 연말 ‘iOS14’ 업데이트와 함께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번들형 구독 모델은 아마존이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이미 성공적으로 선 보인 바 있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면 월간, 혹은 연간 가입비를 내고 무료 배송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애플의 서비스 매출 추이. /자료=Statista
애플의 서비스 매출 추이. /자료=Statista

애플이 이처럼 각종 서비스들을 묶어 결합상품으로 내놓는 것은 이미 외형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다.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지난 2016년만 해도 분기 60억달러(약 7조100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2분기(4~6월) 기준, 애플의 서비스 매출규모는 130억3500만달러까지 성장했다. 4년만에 2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그 사이 애플아케이드와 애플TV+ 등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들이 출시된 게 주효했다. 2분기 애플이 아이폰을 팔아 벌어들인 매출이 260억달러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 애플은 더 이상 하드웨어 회사라고 규정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애플TV+는 아직 서비스 초기이고 지역에 따라 서비스되지 않는 곳도 많다는 점에서 향후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과 함께 애플아케이드 역시 서비스 개선 여지가 크다. 

 

하드웨어 가격 정책 자유도 높여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 확대는 반대로 하드웨어 가격 정책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고가 정책으로 일관했던 애플이 ‘아이폰SE2’ 등 중저가 모델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신제품 출고가 상승폭도 제한할 수 있는 배경이 서비스 부문 매출이다.

올 상반기 ‘아이폰8’ 디자인을 계승한 ‘아이폰SE2’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각종 부품 규격이 크게 높아졌음에도 출고가는 기존 699달러에서 399달러로 낮췄다. 

기기 판매가를 다소 조정하더라도 이후 콘텐츠 판매를 통해 그 이상으로 매출을 벌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셈이다. 아이폰 구매자가 애플뮤직 한 가지만 구독해도 연간 120달러 매출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 

애플 아이폰SE2. /사진=애플
애플 아이폰SE2. /사진=애플

매년 가을 출시하는 플래그십 모델 가격을 동결하거나 50달러 인하한다고 해도 충분히 그 이상의 매출을 거둬들일 수 있다. 만약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이 지금과 같이 성장하지 않았다면, 하드웨어 가격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연말 이후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기조가 훨씬 강해지고 있다”며 “아이폰X 시리즈 출시와 함께 하드웨어 가격 저항에 부딪힌 후 서비스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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