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출하량 예년수준으로 회복, 4Q도 꺾이지 않을 듯
2Q에 주춤했던 스마트폰 구매, 3~4Q 이연
미국⋅인도와 중국의 갈등도 반사이익

매년 3분기 정점을 찍어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는 3분기 못지 않게 4분기에도 견조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잔뜩 움츠렸던 스마트폰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미뤄뒀던 소비가 이연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중국 및 중국⋅인도 간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유럽⋅인도서 중국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점도 삼성전자 4분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행사인 '언팩'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행사인 '언팩'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3Q 못지 않게 4Q가 수요 좋다

 

원래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3분기 정점 이후 4분기에는 소폭 잦아든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7876만대, 4분기에는 6970만대였다. 통상 4분기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유통 채널에서 재고를 축적하기 때문에 3분기 출하량이 연중 가장 많다. 3분기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하나인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출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3분기 삼성전자는 약 6800만대 안팎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어 4분기에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카메라모듈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7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생산을 회복했으며,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더 많은 소재⋅부품을 주문할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저점 이후 5~6월 점차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려왔다. 7월에는 예년 수준인 약 28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으로 집계됐다. 7월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 출시를 앞두고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시기다. 

삼성전자 IM 실적 전망. /자료=대신증권
삼성전자 IM 실적 전망. /자료=대신증권

한 외국계 부품 업체 대표도 “원래 4분기에는 생산량이 빠지는 게 통상적인데, 올해는 생산 계획상 4분기까지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스마트폰 출하 전망을 공격적으로 잡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수요 만큼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6월을 기준으로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 늘었으며, 인도 시장도 8% 성장했다. 인도 시장은 5월에 전년 대비 80% 시장이 축소됐다가 한 달만에 극적으로 회복했다. 

두 나라 모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이는 스마트폰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 이연 한계가 길지 않음을 뜻한다. 설사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이가 현 추세를 유지해도 2분기 급감했던 수요는 3~4분기에 예년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화웨이가 지난해 초 출시한 'P30'. GMS가 기본 탑재된 모델로, 화웨이는 P30을 독일 시장에 재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지난해 초 출시한 'P30'. GMS가 기본 탑재된 모델이다. /사진=화웨이

거대 시장간 갈등도 긍정적 변수

 

지난해 이후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나 중국과 인도간 국경 분쟁 역시 삼성전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끊긴 화웨이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크게 줄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구글모바일서비스(GMS) 탑재가 정지된 탓이다. GMS를 탑재해야 지메일⋅플레이스토어 등 인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는 중국 시장에서 50%까지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출하량을 방어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2억대 이하로 출하량이 꺾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과의 밀월관계가 높아지고 있는 대만 TSMC가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반도체 외주생산을 거부할 경우, 앞으로 화웨이의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핵심 칩 수급까지 막히게 된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지난 2018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절반으로 급감했던 중국 ZTE의 전철을 밟게 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면, 인도 시장은 중국 중저가 브랜드들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비보⋅오포⋅리얼미 등 중국 중저가 브랜드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6월에는 이 수치가 26%까지 올랐다. 

이는 중국⋅인도간 국경 분쟁 탓에 인도 내에서 중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은 덕분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틱톡⋅위챗 등 59개 스마트폰 앱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28일에는 47개 앱을 추가로 접속 차단했다. 이번에 접속 차단된 앱은 틱독 라이트⋅헬로 라이트⋅쉐어잇 라이트 등이다. 역시 인도의 주권⋅안보⋅공공질서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정부는 중국과의 국경 충돌 이후 첨단 무기 도입을 서두르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대응은 나오지 않았으나, 인도 내 반중 정서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갤럭시S20’ 시리즈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갤럭시 포에버’, 기기 가격 의 최대 70%를 보상해주는 ‘갤럭시 어슈어드’ 가격제를 출시했다”며 “중국 스마트폰 불매를 계기 삼아 인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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