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장비사 중고사업부 입주 추진...'리퍼' 전문업체도 입주
"한국형 IMEC" 300㎜ 테스트베드도 가동

반도체 중고장비 세계 1위 서플러스글로벌이 경기도 용인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착공에 들어갔다. 지난 2011년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지 9년 만이다.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글로벌 장비 업체들과 30여개 재정비(리퍼비시) 업체들을 입주시켜 중고 장비⋅서비스⋅부품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남사면에서 열린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착공식. /사진=안석현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남사면에서 열린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착공식. /사진=안석현 기자

외부 업체 유치 통한 원스톱 서비스

 

그동안 서플러스글로벌의 전시장은 경기도 평택 및 용인 4개 사업장으로 흩어져 있었다. 4개 전시장 총면적은 9000평 정도다. 지난 4일 착공한 클러스터 완공(내년 6월) 후에는 이들을 통합해 2만1000평 규모 전시장으로 일원화한다.

서플러스글로벌이 새 전시장에 ‘클러스터(Cluster)’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전시장 외에도, 글로벌 장비 업체들을 입주시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고 장비 산업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한데 모아 포털(Portal⋅관문)화 한다는 게 서플러스글로벌의 구상이다. 

글로벌 장비 업체들은 대부분 중고장비 사업부를 별도로 두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비 절감을 위해 중고 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장비 업체들도 이에 대응해 별도의 중고 사업부를 가동했다. 특히 화학적기계연마(CMP) 장비나 일부 증착장비는 중고 거래가 매우 활발하다. 

서플러스글로벌은 글로벌 장비사들의 중고 사업부를 클러스터 내에 입주시켜 상호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기로 했다. 클러스터 위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한 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한 만큼 고객사 대응에 최적이라는 판단이다. 

클러스터 위치. /자료=서플러스글로벌
클러스터 위치. /자료=서플러스글로벌

이 밖에 중고 장비를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리퍼비시 전문업체 30여개사도 입주를 추진한다. 중고 장비 매입 업체는 클러스터에서 서플러스글로벌이 보유한 장비와 해외 업체들의 중고장비를 둘러볼 수 있고, 리퍼비시 서비스까지 한 번에 제공받을 수 있는 셈이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5대 반도체 장비 업체 중 세 곳과 중고 사업부의 클러스터 입주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300㎜ 반도체 테스트베드, 벤처 육성도

 

클러스터에는 벨기에 IMEC을 벤치마킹한 300㎜ 반도체 테스트베드도 들어선다. IMEC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SML⋅램리서치⋅KLA와 파트너십을 맺고, 반도체 재료⋅장비 개발 테스트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단순 테스트베드 시설을 넘어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교육 기회도 제공한다. 

반도체용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 가능한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해봐야 하는데, 개별 중소기업들이 테스트용 장비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언제든 필요할 때 평가해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 설립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 업계 숙원이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클러스터 내에 300㎜ 공정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정부가 450억원을 투자해 대전 나노종합기술원(나노팹)에 테스트베드를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자체 보유한 300㎜ 웨이퍼 노광장비와 전⋅후공정 중고장비를 저비용 렌탈 제공해 중소기업들이 적기에 테스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밖에 클러스터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벤처 업체들이 성능평가⋅외부자금 유치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게 인큐베이션 기능도 들어선다. 또 1000여대 보유장비를 활용해 현장실습형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SEMI코리아⋅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한양대학교 등과 협력한다. 

클러스터 조감도. /자료=서플러스글로벌
클러스터 조감도. /자료=서플러스글로벌

김정웅 대표는 “한 해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은 5조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국내서는 아직 큰 주목을 못 받고 있다”며 “클러스터를 글로벌 중고장비 산업의 허브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연간 신규 투자 규모는 20조원 정도이나, 아직 중고장비 시장은 8000억원(내수 30%, 수출 70% 추산) 안팎이다.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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