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고속도로 등 1만6000㎞ HD 맵 구축 나서… 아우디는 삼성과 협력

현대차가 고속도로 자율주행(HAD) 기능이 담긴 차량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국내에 자율주행 기능이 담긴 차량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주요 업체들은 HAD 기능 구현을 위해 국내 고정밀(HD) 지도 구축에 나섰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SK텔레콤과, 아우디는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

 

SKT, 국내 1만6000㎞ HD 맵 개발 착수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정밀(HD) 지도./현대자동차그룹블로그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정밀(HD) 지도./현대자동차그룹블로그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공급할 HD 맵 개발에 나섰다. 1차로 고속도로를 포함한 전국 주요 자동차 전용 도로 1만6000㎞에 대한 HD 맵을 만들고 이후 전국 11㎞ 규모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출시되는 차량부터 이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BMW는 SK텔레콤의 티맵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차량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차세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라고만 알려졌지만, SK텔레콤이 공급할 지도는 HAD 기능 구현에 활용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SK텔레콤으로부터 HD 맵을 받기로 결정됐다.

뿐만 아니다. 아우디도 삼성전자에 국내 HD 맵 개발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티맵)이나 현대차(현대엠앤소프트)처럼 기존에 가진 데이터는 많지 않지만, 여러 국내 협력사들과 손잡고 HD 맵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티맵’을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SKT의 지도 기술로 자율주행 기능 중 하나인 HAD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현대엠엔소프트와 협력, 제네시스 G80 이상 모델과 소나타 최신 모델(dn8)에 해당 기능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HD 맵, 자율주행의 기초 재료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자율차 상용화를 위해 자율주행 3단계 ‘부분 자율주행’에 대한 안전기준을 도입했다. 오는 7월부터 3단계 자율차의 출시 및 판매가 가능해진다.

자율주행 3단계는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도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는 ‘부분 자율주행’ 단계다. 이 단계의 대표적인 기능이 HAD다. HAD부터 구현할 수 있어야 복잡한 도심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HAD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속도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지원되는 기능이다. 

고속도로는 도심 한복판보다 주행 환경이 깔끔하다. 사람이나 자전거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 가능성도 적고, 도로 폭은 상대적으로 넓어 접촉사고 확률도 낮다. 유리 창문으로 감싸인 고층 빌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정확도도 높다. 

HAD 기능을 구현하려면 차량이 정확히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지형물과 신호·차선 등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초 재료가 HD 맵이다. 

HD 맵은 차선·신호, 지형물 등의 정보가 담긴 고정밀 지도다. GPS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달리 HD맵 시스템은 GPS로 차량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한 다음 자체 정보와 차량이 카메라 등으로부터 수집한 도로 정보를 비교, 정확한 위치를 찾는다.

보통 HD 맵은 고가의 이동형 측량 시스템(MMS)을 차량에 달고 찍고자하는 곳을 일일이 다니면서 만든다. MMS로 찍은 도로 정보 등의 데이터를 일일이 지도 데이터에 결합해야 해 쉬운 일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외주 협력사에 MMS 촬영을 맡기고 기존 티맵 데이터에 이를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에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수집해야할 정보가 많지 않아 개발이 그리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며 “기존에 쌓아놓은 T맵 데이터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HD맵으로 도심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을까

물론 HD맵으로 도심 한복판처럼 복잡한 환경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들이 개발 중인 HD맵은 오차 3~10m 사이로, 좁은 공간을 들어가야하는 주차나 교차로, 골목길 주행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일단은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 버스·트럭처럼 큰 차가 주변에 다가오면 차선 내 거리를 벌리게 하는 기능까지 갖출 계획이다. 자율주행에 적합한 ㎝ 오차의 HD 맵 개발은 아직 계획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나올 첫 번째 HD 맵은 아직 정밀도가 낮아 비전 알고리즘이 꼭 필요하다”며 “HD 맵은 자율주행 지역화(Localization)의 필수인만큼 대기업들도 놓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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