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5세대 LCD에 국내 라인들 경쟁력 상실
"대형 및 중소형 OLED에 집중"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 TV용 LCD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 대신 IT 등 고부가가치 패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 지난해 준공 이후 아직 양산 가동에 돌입하지 못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도 1분기 내 양산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선임된 정 사장이 공적인 자리에서 사업 전략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사장은 우선 대형 OLED 사업에 좀 더 힘을 싣는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LCD 공급과잉 탓에 악화된 시황을 탈출하는 방안은 OLED 외에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형 OLED는 디스플레이 업체 중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광저우 OLED 라인의 양산 가동화가 가장 절실한 과제다. 지난해 8월 준공한 광저우 OLED 공장은 만 4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2019년 11월 26일자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라인, 안정화 지체 이유는> 참고).

LG디스플레이는 당초 광저우 공장에 첫 적용할 예정이던 유기재료를 경기도 파주 E4 라인서 검증된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 광저우 공장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유기재료 업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오는 3월 양산 체제 확립을 목표로 최종 수율 잡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300만대 중반의 OLED TV 패널을 판매했다. 올해 1분기 중에 광저우 공장이 정상화된다면 연간 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판매량이 120만대를 넘어서면 OLED TV 분기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하다. 

정호영 사장은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글로벌 경쟁심화와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전개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대형 OLED 사업 확대에 따라 LCD 사업 축소는 불가피하다. 특히 국내 8.5세대(2200㎜ X 2500㎜) LCD 공장은 내년부터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한다. 중국 업체들이 10.5세대(2940㎜ X 3370㎜) 라인에서 TV용 LCD를 대량 양산하면서 국내 8.5세대 LCD 라인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다.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공장 전경. 역시 8.5세대 LCD 공장 생산 중단을 추진 중이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은 LCD 구조 혁신 가속화와 관련 "TV용 LCD 패널 생산라인을 IT용으로 전환하고 국내 TV LCD 패널 생산은 올 연말까지 대부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6세대 이하 LCD 패널의 경우 범용 모니터도 국내 생산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파주 공장의 경우 고도화 제품 등 IT 제품 패널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OLED 대비 열세인 중소형(플라스틱) OLED 사업 경쟁력도 제고한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라인으로 구미 E5와 파주 E6를 운영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라는 ‘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아직 가동률을 크게 높여줄만한 고객사를 잡지 못했다. 애플 아이폰용 패널은 지난해 연말부터 공급을 시작했으나 양이 많지는 않다.

특히 자동차용 OLED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이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은 2020년 24만대에서 2025년 440만대까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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