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전력 낮은 전자제품처럼 전력소모 줄여
애플, 2021년 아이폰에도 적용 전망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인 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LTPO) OLED 투자에 나선다. LTPO OLED는 기존 저온폴리실리콘(LTPS) OLED 대비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까지는 애플이 ‘애플워치’용 디스플레이로 유일하게 상용화했다. 

애플워치 시리즈5. /사진=애플
애플워치 시리즈5. 애플은 이전 세대인 애플워치 시리즈4부터 LTPO OLED를 디스플레이로 적용했다. /사진=애플

티안마⋅BOE, LTPO OLED 투자 추진

 

LTPO OLED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티안마와 BOE다. 티안마는 샤먼 지역에 새로 지을 6세대(1500㎜ X 1850㎜) OLED 라인을 LTPO OLED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4월로 예정됐던 샤먼 공장 기공식은 6~7월로 연기된 상태지만, LTPO OLED로 투자한다는 계획은 확립됐다. 

중국 내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아직 샤먼 공장 장비 발주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LTPO OLED 타입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은 투자 초기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BOE 역시 최근 장비 발주가 나오고 있는 충칭 B12 공장을 LTPO 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12도 6세대 OLED 라인이다. 투자금액은 465억위안(7조7200억원)으로, 앞선 B7 및 B11과 동일하다. 

따라서 BOE가 B12를 LTPO OLED로 구축한다면, 우선 LTPS OLED로 완성한 뒤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하판(백플레인⋅TFT) 라인에 보강투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티안마 OLED 투자 현황. /자료=DSCC
티안마 OLED 투자 현황. /자료=DSCC

대기전력 낮은 전자제품처럼 전력소모 줄여

 

OLED는 크게 빛과 색을 내는 상판(유기층)과 이를 미세 컨트롤하는 하판으로 나뉜다. LTPO OLED의 상판은 기존 OLED와 동일하다. 하판의 구조가 약간 다르다. 하판은 또 다시 ‘스위치TFT’와 ‘구동TFT’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LTPO는 스위치TFT 부분은 종전 LTPS 기술을, 구동TFT는 옥사이드 기술을 적용했다. 두 가지 기술을 혼합한 셈이다.

구동 TFT에 옥사이드 기술을 도입하는 이유는 낮은 전력 소모량 때문이다. LTPO OLED는 화면이 켜져 있을때의 전력 소모량은 현재 널리 쓰이는 LTPS OLED와 비슷하지만, 화면이 꺼졌을 때 전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는다. 마치 대기전력이 낮은 전자제품처럼 화소가 꺼져 있는 부분에서 전력소모가 적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워치 시리즈4가 배터리 용량이 17% 가량 줄었음에도 기기 사용시간이 18시간으로 동일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KIPOST 2018년 10월 10일자 <배터리 작아진 애플워치, 사용 시간 동일한 비결은?> 참고).

애플은 애플워치에 이어 내후년(2021년) 출시될 아이폰에도 LTPO OLED를 적용한다. 향후 배터리 크기를 줄이더라도 기기 사용시간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줄어든 배터리 공간은 다른 부품을 위한 자리로 할애할 수 있다.

각 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문턱전압 아래서 IGZO의 전력소모량이 적다. IGZO는 LTPO를 구성하는 한 요소다. /자료=샤프
각 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문턱전압 아래서 옥사이드 TFT(IGZO)의 전력소모량이 적다(빨간색 그래프). IGZO는 LTPO를 구성하는 한 요소다. /자료=샤프

다만 LTPO OLED 생산을 위해서는 증착⋅노광⋅현상⋅식각으로 대표되는 마스크 공정이 추가되어야 한다. 널리 쓰이는 LTPS OLED 생산에는 통상 9~10번의 마스크 공정이 필요하다. LTPO OLED의 경우, 여기에 옥사이드 TFT가 가미되어야 하므로 최소 3번 이상의 마스크 공정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이 애플워치 시리즈4 생산을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조달 받은 LTPO OLED는 총 17번의 마스크 공정이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보다 7~8 차례씩 증착⋅노광⋅현상⋅식각이 더 들어간 것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 중 티안마가 LTPO OLED 생산에 적극적일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티안마는 디스플레이 하판 제조 경쟁력이 중국 패널 업체들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LTPS LCD 생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LTPS 제조 경험이 많은 덕분이다. LTPO가 LTPS의 변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중국 내에서는 가장 기술적으로 근접했다.

다만 기술과는 별개로 설비 투자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증착⋅노광⋅현상⋅식각에 들어가는 장비들이 고가의 진공장비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추가 투자를 최소화 한 채 LTPO OLED를 생산하려면 생산능력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 글로벌 장비 업체 대표는 “LTPO OLED 생산을 위해서는 기존 LTPS OLED 대비 대략 20%의 설비투자가 추가된다”고 말했다. 

LTPO TFT의 단면도. /자료=USTPO
LTPO TFT의 단면도. /자료=USTPO

또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만약 설비투자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면 기존 생산능력에서 30%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6세대 원판 투입 기준 월 1만5000장의 생산 능력이라면 1만장 정도로 기판 투입량이 감소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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