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법인장 교체, 문책성 인사
기술적 문제에 中 행정적 지체도 겹쳐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건설한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이 좀처럼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광저우 OLED 라인을 통해 LCD에서 OLED로의 비즈니스 전환을 가속화하려했던 LG디스플레이로서는 뼈아쁜 대목이다.

8.5세대(2200㎜ X 2500㎜) OLED 공정은 이미 경기도 파주 E4 라인을 통해 충분히 양산 검증됐다는 점에서 낮은 수율은 석연치 않다.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이철구 전무 면직, 문책성 인사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조직개편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 CO법인장을 맡고 있던 이철구 전무를 면직했다. CO법인은 광저우 OLED 라인을 운영하는 조직이다. 이 전무 면직은 OLED 라인 수율 안정화 작업 실패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이 전무를 대신해 CO법인장을 맡은 인사는 기존 광저우 LCD 라인을 담당했던 박유석 상무다.

CO법인장 교체는 광저우 OLED 라인 수율이 안정화되지 못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준공을 앞두고 급하게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광저우 OLED 라인에 파견하기도 했다. 당시 TF 조직 규모만 100여명에 육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준공이 임박한 시점에도 광저우 OLED 라인 수율이 안정 궤도에 오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 대표는 “LG디스플레이가 파주 E4 생산인력을 중심으로 대규모 TF를 구성해 광저우에 파견했다”며 “광저우 OLED 라인이 E4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수율이 오르고 있지 않은 점이 의아했다”고 말했다.

실제 광저우 OLED 라인은 파주 E4 라인과 구성이 거의 동일하다. E4는 8.5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6만장, 광저우 역시 동일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인 증착라인도 국내 업체인 야스가 같은 규격으로 공급했다. E4가 1⋅2번 2개로 구성된 만큼, LG디스플레이로서는 두 번의 8.5세대 OLED 라인 가동 경험을 보유한 셈이다.

OLED TV가 전시된 영국 런던 해롯백화점 1층 쇼윈도. /사진=LG디스플레이
OLED TV가 전시된 영국 런던 해롯백화점 1층 쇼윈도. /사진=LG디스플레이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광저우 OLED 라인 안정화가 다소 지체되면서 360만대 이상이었던 올해 TV용 OLED 출하량 예상치는 350만대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3만장 분의 가동 시점도 내년 말에서 내후년 초로 연기됐다.

 

기술적 문제에 일부 검사장비 빠져

 

광저우 OLED 라인의 수율이 조기에 안정화되지 못한 원인으로는 여러가지 추정이 나온다. 

우선 원가절감에 따른 부작용이다. LG디스플레이는 E4 가동 경험을 바탕으로 광저우 라인 투자시 일부 불필요하다고 판단된 검사장비류를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라인 전반적으로 수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한 장비 업체 대표는 “원래 같은 규격의 라인을 투자하면 앞선 투자 대비 비용을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8.5세대 OLED에 세 번째 투자하면서 경험을 과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시생산 초기 불거졌던 저계조에서 녹색빛이 두드러지는 현상도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광저우 공장에 성능이 개선된 새로운 유기재료 세트를 적용하려 했으나, 다시 E4 라인에 투입되던 제품으로 원복했다. 일부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양산성이 검증된 재료를 쓰겠다는 것이다.

TV용 OLED 시장 전망. /자료=IHS마킷
TV용 OLED 시장 전망. /자료=IHS마킷

중국 광저우 정부의 행정적인 비협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 OLED 라인은 설립 자본금 2조6000억원을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 정부가 7대 3의 비율로 갹출했다. 자본금에 더해 추가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으로 총 5조원 정도가 투입됐는데, 이 과정에서 광저우 정부의 자금 집행이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인력 고용 등과 관련해 광저우 정부와 LG디스플레이 간의 시각차가 생기면서 광저우 정부가 자금 집행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광저우 OLED 라인의 시양산 절차가 다소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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