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메이트X'와 하드코팅 업체 달라
'제로 갭(Zero gap)' 힌지 구조 호평
화면 아래 위 움직이는 슬라이딩 구조로 인장력 분산

지난주 모토로라가 선보인 ‘레이저(RAZR)’ 폴더블 스마트폰은 여러 측면에서 놀라움을 선사했다. 과거 베스트셀러 모델이던 레이저를 완벽하게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완성도 역시 화웨이 ‘메이트X’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높았다.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 /사진=모토로라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 /사진=모토로라

BOE, B7에서 패널 생산...하드코팅은 MSK

 

이번에 모토로라가 공개한 레이저 폴더블 스마트폰의 OLED 패널은 중국 BOE가 공급했다. OLED 패널을 보호하는 투명 폴리이미드(PI)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제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용 투명 PI 공급에 고배를 마셨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중국서 화웨이 ‘메이트X’에 이어 이번 모토로라 레이저까지 두 번째 양산 모델에 채택됐다.

다만 이번에 모토로라가 채택한 투명 PI의 하드코팅은 앞서 메이트X에 채택된 것과는 다르다. 메이트X용 투명 PI의 하드코팅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담당했지만, 모토로라 제품은 일본 MSK가 맡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제외한 스미토모화학⋅SKC⋅SK이노베이션 등은 모두 계열사나 자회사에서 투명 PI 하드코팅 공정을 진행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PI까지만 생산하고, 하드코팅 공정은 고객사 규격에 따라 외주에 맡긴다. 

한편 BOE가 생산한 폴더블 OLED는 메이트X와 달리 터치스크린 일체형 OLED 공정(FMLOC)이 적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Y-OCTA)라고 명명한 기술이다. 별도의 터치스크린 필요 없이 OLED 봉지층 위에 메탈메시 터치전극을 바로 패터닝하는 방식이다. 

필름 한 장이 빠지기 때문에 재료비가 적게 들고, 두께도 100마이크로미터(μm) 정도 줄어든다. 두께가 얇아질수록 OLED 패널을 접었을때 가해지는 응력⋅인장력도 감소해 내구성은 향상된다. 단 불량이 발생했을 때 재제조(Rework)가 불가능한 탓에 수익성을 위해 고도의 수율 관리가 필요하다.

화웨이 '메이트X'. 메이트X는 은나노와이어(AgNW) 소재의 터치전극이 적용됐으며, 따로 기재 필름 한 장이 더 들어갔다. 이 때문에 FMLOC나 와이옥타 구조 대비 패널이 두꺼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메이트X'. 메이트X는 은나노와이어(AgNW) 소재의 터치전극이 적용됐으며, 따로 기재 필름 한 장이 더 들어갔다. 이 때문에 FMLOC나 와이옥타 구조 대비 패널이 두꺼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화웨이

앞서 BOE가 메이트X용으로 화웨이에 공급한 패널은 은나노와이어(AgNW)가 터치 전극으로 패터닝 된 필름이 한 장 추가로 들어가는 구조였다.

BOE는 FMLOC 기술이 적용된 OLED 패널을 몐양 B11이 아닌 청두 B7에서 제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B11은 처음부터 애플 아이폰 등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패널 생산을 위해 구축된 신식 공장이다. FMLOC 양산 라인까지 갖췄지만, 아직 좀처럼 안정된 수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폰용 OLED 패널은 B7에서 패널 생산을 완료했다. B7에도 B11보다 규모는 작지만 FMLOC 생산을 위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KIPOST 2019년 4월 17일자 <'와이옥타'에 맞서는 BOE의 'FMLOC'> 참조). 

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대표는 “B7이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B11은 대만 엔지니어가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며 “각 라인의 장비 공급사는 거의 동일하지만 운영 인력이 다르다보니 성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OLED 곡률반경 보완하는 ‘제로 갭’ 힌지 구조

 

레이저 폴더블 스마트폰이 앞선 화이트 메이트X 대비 완성도가 높아 보이는 건 아래 위 화면이 거의 맞닿을 만큼 접힘에도 불구하고, 가운데 접힘자국이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FMLOC 구조 덕분에 얇아진 패널 두께와 함께 레이저의 힌지(경첩) 구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레이저의 힌지는 스마트폰을 아래로 접으면 기기 내부에 큰 원통을 형성하는 구조다.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을 완전히 접었을 때(사진 위)와 반쯤 열때의 화면 구조. 완전히 닫았을 때, 내부에 큰 원이 생기면서 곡률반경을 넓혀준다. /사진=모토로라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을 완전히 접었을 때(사진 위)와 반쯤 열때의 화면 구조. 완전히 닫았을 때, 내부에 큰 원이 생기면서 곡률반경을 넓혀준다. /사진=모토로라

그 원을 OLED 패널이 감싸면서 밖에서 볼 때 보다 곡률반경이 더 커진다. 모토로라는 이 힌지 디자인을 ‘제로 갭(Zero gap) 힌지’라고 명명했다. 

레이저의 두께는 폈을 때 6.9㎜, 접었을 때 14㎜다. OLED 패널은 이 14㎜의 반경을 최대한 활용해 필름 등 적층구조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 기기 최외곽 구조물을 제외하면 레이저 폴더블에 사용된 OLED 패널의 곡률반경은 5r 정도로 추정된다. 5r은 반지름이 5㎜인 원통을 감싸는 정도의 휘어짐을 뜻한다. 

여기에 패널의 아래쪽 절반은 기기에 완전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고, 슬라이딩 방식으로 아래위로 움직인다. 기기를 접었다 펼때, 패널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으면 인장력이 OLED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폴더블의 사용성에도 크게 신경을 썼다. 기기 바깥쪽에 2.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의 간단한 작업은 이 바깥쪽 창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굳이 기기를 열지 않아도 된다. 이 화면을 이용해 셀피(Selfie)도 찍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가 내년 상반기 폴더블 노트북PC 출시도 앞두고 있어 2020년은 하이엔드 모바일 기기 시장이 폴더블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 레이저를 완전히 접은 모습. /사진=모토로라
모토로라 레이저를 완전히 접은 모습. /사진=모토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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