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확대...투자방향 1기 '제조' 중심서 2기 선회

중국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 2기가 시작됐다. 중국 기업정보플랫폼에 따르면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 2기가 22일 설립됐으며 대표자는 러우위광(楼宇光)이다. 등록 자본금은 2041억5000만 위안(약 33조8256억 원)이다. 

앞서 1기 펀드가 2014년 9월 설립한 데 이어 5년 여 만이다. 지난해 3월 국무원의 승인을 받은데 이어 올해 출범 준비 작업이 진행돼왔다. 

2기에는 중국 재정부를 비롯해 총 27개의 주주가 참여했다. 재정부의 자분 비중이 11.02%로 가장 높으며 국개금융유한책임회사가 10.78%다. 충칭전략성신흥산업주식투자기금파트너기업, 저장푸저반도체산업발전유한회사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싼안옵토일렉트로닉스 등도 눈에 띄는 주주다. 싼안옵토일렉트로닉스의 경우 1기에 투자를 받은 기업이지만 2기엔 투자사로 참여했다.

중국 기업정보플랫폼에 등재된 2기 펀드. /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에 등재된 2기 펀드. /중국 NECIPS 제공

 

먼저 눈에 띄는 차이점은 1기에 비해 늘어난 금액이다. 1기가 2014년 출범할 당시 등록 자본금은 987억2000만 위안이었지만 총 투자된 금액은 1387억2000만 위안(약 22조9845억 원)이다. 2기 투자 금액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은 있었지만 등록 자본금부터 2000억 위안이 넘는 다는 점은 시장의 예측을 초과한 규모란 분석이 나왔다. 
 
두번째 차이점은 통신사의 참여 확대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통신사가 관계사를 통해 주주로 참여했다. 1기에는 차이나모바일만 참여한 바 있다. 칭화유니그룹의 통신업 관계사인 조인트컴(JOINTCOM)도 참여했다. 

2기 펀드의 1기와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자처의 변화다. 

펀드는 지난 9월 투자 방향을 발표하면서 2기 펀드가 식각장비, 박막장비, 테스트장비, 세정장비에 이르는 장비 영역에서 투자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룡 기업의 덩치를 키우고 장비뿐 아니라 핵심 부품 개발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일환으로 장비와 부품 중심의 클러스터도 구축한다. 장비와 부품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연구개발센터와 산업화 기지에 투자하면서 인재 집적도 꾀한다.

이는 1기 펀드에서 주로 제조, 설계, 패키징 등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라진 방향이다. 1기 펀드 투자 내역을 보면 제조에 67%, 설계에 17%, 패키징에 10%, 그리고 장비와 재료에는 단 6%가 투자됐다. 

이에 이번 2기 펀드를 통해 반도체 장비와 부품, 재료의 '기술자립'을 통해 공급망 전반을 완비하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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