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국내 업체서 독점 공급 받아...타 업체 구매 불가능
와이옥타 넘어 '에프옥타(F-OCTA)' 생산 위한 장벽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일체형 터치센서, 일명 와이옥타(Y-OCTA) 기술은 중소형 OLED 패널 업체들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장벽이다. 와이옥타 기술을 확보해야 폴더블 OLED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형 OLED 후발주자들이 와이옥타 기술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앞서 개발해야 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100℃ 이하에서 건조되는 저온 경화 폴리머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일명 투명 PI)가 폴더블 스마트폰 커버윈도로 쓰인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폴더블 OLED 생산을 위해서는 와이옥타 기술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동진쎄미켐에서 독점 구매

 

저온 경화 폴리머는 말 그대로 낮은 온도에서도 잘 굳는 액상 플라스틱 물질이다. 일반 폴리머는 통상 230℃ 이상의 높은 온도의 열을 가해야 딱딱하게 굳는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온도를 가하면 OLED에 열충격을 주기 때문에 와이옥타 공정 중에 사용할 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 OLED 패널에 사용하는 폴리머는 100℃ 이하의 열을 가해도 완전하게 건조된다. 동시에 고무처럼 유연성은 유지한다.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물질인 만큼 빛 투과성이 높고, 노광⋅식각 공정을 진행할 수 있게 감광성을 띈다. 

와이옥타 OLED 패널에서 저온 경화 폴리머는 가로⋅세로 터치센서 전극을 분간하는데 사용된다. OLED 최상단인 박막봉지(TFE) 위에 가로 전극과 세로 전극이 동시에 올라가는데, 두 전극이 겹쳐 합선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폴리머로 두 층을 격리해주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원래 와이옥타 OLED에 무기막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폴더블에서는 유연성이 중요해지면서 저온 경화 유기막(폴리머)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폴더블(Foldable)의 의미를 붙여 이를 ‘에프옥타(F-OCTA)’라고 칭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치스크린의 구조. X축과 Y축 센서를 서로 격리시키기 위해 저온 경화 유기막(폴리머)이 필요하다.
터치스크린의 구조. X축과 Y축 센서를 서로 격리시키기 위해 저온 경화 유기막(폴리머)이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저온 경화 폴리머를 동진쎄미켐으로부터 독점 구매한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충청남도 탕정 A3 라인 전체에 와이옥타 공정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향후 동진쎄미켐의 저온 경화 폴리머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동진쎄미켐과 공동개발했기 때문에 다른 OLED 패널 업체가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후발주자들이 와이옥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온 경화 폴리머부터 새로 개발해야 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낮은 온도로 경화하면 공정 시간도 오래 걸리고, 완전하게 굳지 않을 염려가 있기 때문에 빨리 완벽하게 굳는 폴리머의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정 노하우, 수율 확보가 관건 

와이옥타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삼성디스플레이조차 갤럭시노트7용 패널 생산시 수율확보에 애를 먹었다. /사진=삼성전자
와이옥타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삼성디스플레이조차 갤럭시노트7용 패널 생산시 수율확보에 애를 먹었다. /사진=삼성전자

물론 저온 경화 폴리머를 개발한다고 해도 와이옥타 공정 노하우를 확보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원활하게 와이옥타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조차 지난 2016년 첫 생산 당시 수율 확보에 애를 먹었다.

특히 와이옥타 OLED 패널은 불량이 발생할 경우 재가공(Rework)이 불가능하다. 기존 필름타입의 터치센서 전극은 터치에서 불량이 나면, 필름을 제거하고 OLED 패널은 재사용했다. 이 때문에 필름을 붙이는 작업의 수율이 떨어져도 전체 공정 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와이옥타 OLED 패널은 터치센서가 잘못 만들어지면 OLED 패널 전체를 폐기해야 한다. 공정 전체 수율과 패널 폐기에 따르는 비용이 지대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와이옥타 공정을 도입했을 때 수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와이옥타 기술이 경제성을 가지기 위해서는최소  97% 이상의 수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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