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정 A3에 와이옥타 설비 입고
최대 1.7조원 투자할 듯...생산능력은 20% 가량 감소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탕정 A3 공장 내 애플 향(向) 패널 생산 라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일체형 터치센서 장비를 설치한다. 내년에 애플이 출시할 ‘아이폰11’ 후속모델은 별도의 터치필름 없이 OLED 일체형 기술로 대체될 전망이다. 

OLED 일체형 터치는 폴더블 제품 개발을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애플로서는 ‘폴더블 아이폰’에 한 발짝 다가선다는 측면도 있다(KIPOST 2019년 9월 25일자<이름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 플렉서블 온셀 터치> 참고).

'아이폰11' 시리즈. 내년 후속 모델은 와이옥타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다. /사진=애플
'아이폰11' 시리즈. 내년 후속 모델은 와이옥타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다. /사진=애플

내년 상반기까지 100% 적용...패널당 15달러 절감


삼성디스플레이 A3 공장 내에는 애플 향 OLED 생산을 위한 7개의 라인이 가동 중이다. 1개 라인 당 6세대(1500㎜ X 1850㎜) 원판 투입 기준 월 1만5000장씩, 총 10만5000장 규모의 생산능력이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용 OLED는 A3에서 셀을 만들어, 베트남 후공정 라인(V3)으로 보내졌다. 여기서 터치스크린 필름과 드라이버IC 등을 조립해 터치 기능을 구현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3 애플 라인에 도입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센서 기술은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OLED 셀을 만들면서 터치스크린 X⋅Y 전극을 바로 패터닝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삼성디스플레이 전매특허인 ‘와이옥타(Y-OCTA)’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7개 라인 중 2개 라인에 대해서는 와이옥타 설비 구축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안에 나머지 5개 라인에도 와이옥타 설비를 완비할 계획이다.

구조에 따른 터치스크린 패널. 현재의 아이폰은 왼쪽 그림의 구조를 갖는 '애드 온' 타입이다. 내년부터는 가운데 형태처럼 생산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구조에 따른 터치스크린 패널. 현재의 아이폰은 왼쪽 그림의 구조를 갖는 '애드 온' 타입이다. 내년부터는 가운데 형태처럼 생산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따라서 내년 가을 출시될 아이폰11 후속모델은 전량 와이옥타 OLED가 탑재돼 출시한다. 와이옥타 OLED는 종전처럼 필름 한 장을 덧대 터치 기능을 구현하는 것 대비 터치 구현 원가가 3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추정된다. 

터치필름이 빠질 뿐만 아니라 이를 합착하는 공정도 생략되기 때문에 금액으로는 OLED 완제품 당 약 15달러 정도 절감된다. 모듈 두께도 50마이크로미터(μm) 얇은데,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확연하게 얇지는 않다.

다만 와이옥타 기술은 향후 폴더블 기기를 생산하는데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기술이다. 애플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패널을 구매하는 것이지만, 미리 와이옥타 OLED를 다뤄봄으로써 폴더블 기기 출시를 위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최대 1.8조 투입...A3 생산능력 20% 가량 감소
 

삼성디스플레이가 A3 내 애플 전용 OLED 생산라인 전체에 와이옥타 설비를 완비할 경우, A3 공장의 생산능력은 최대 2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터치센서 패터닝을 위해 증착⋅노광⋅식각 등의 공정이 추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와이옥타 증착 공정에는 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장비(PECVD)와 스퍼터, 식각은 건식 식각장비가 사용된다. 일부 검사공정도 추가된다. 

그동안의 공급사를 보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PECVD)⋅에이치앤이루자(스퍼터)⋅캐논(노광)⋅아이씨디(식각)⋅원익IPS(식각)⋅HB테크놀러지(검사) 등의 수주가 유력시된다. SFA가 공급하는 물류 장비도 일부 추가해야 한다. 소재 측면에서는 와이옥타 공정용 저온 경화 유기막을 공급하는 동진쎄미켐 역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와이옥타 설비를 구축하는데는 1개 라인당 최대 25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전용 OLED 라인 전체에 와이옥타 설비를 구비하는데는 1조7500억원 정도가 투입될 전망이다.

OLED 공정도. 와이옥타 공정은 셀이 다 만들어진 후 추가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OLED 공정도. 와이옥타 공정은 셀이 다 만들어진 후 추가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터치필름 업계는 직격탄
 

이처럼 와이옥타 공정 도입은 장비 업체에는 모처럼만의 단비가 될 수 있으나, 터치필름 업계 매출에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기술을 선도하는 애플이 와이옥타 기술을 도입한 만큼, 향후 다른 업체들까지 이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비전옥스⋅티안마 등도 이름만 다를 뿐 와이옥타 같은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애플은 올 가을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에 일본 닛샤(니혼섀시)가 생산한 터치필름을 적용했다. 내년부터는 이 물량이 전량 사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터치필름은 OLED 스마트폰 중 중저가 이하 모델에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P20. 향후 삼성전자, 애플 외 모든 스마트폰 업체들이 와이옥타 같은 일체형 터치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P20. 향후 삼성전자, 애플 외 모든 스마트폰 업체들이 와이옥타 같은 일체형 터치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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